[인터뷰] 만화가 이현세, "이현세 스타일을 AI에게 학습시키는 중"... 내년 봄 신작 '명품 시대' 공개
[인터뷰] 만화가 이현세, "이현세 스타일을 AI에게 학습시키는 중"... 내년 봄 신작 '명품 시대' 공개
  • 조용식 기자
  • 승인 2023.10.31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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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와 함께 리메이크 중인 '고교 외인부대', '카론의 새벽'...올해 말 발표 예정
- 울진 웹툰 영화제, "국제 영화제로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
- 짝퉁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한, '명품 시대(가제)' 준비 중
"AI와 함께 리메이크 작업 중인 '고교 외인부대', '카론의 새벽' 작품을 올해 말이면 1부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히는 만화가 이현세. /사진=조용식 기자
"AI와 함께 리메이크 작업 중인 '고교 외인부대', '카론의 새벽' 작품을 올해 말이면 1부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히는 만화가 이현세. /사진=조용식 기자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AI가 굉장히 똑똑하지만, 반대로 부족한 면도 있답니다. 예를 들면 4천여 권의 만화책을 기억하는 능력은 굉장히 뛰어나요. 하지만, 사소한 것에서 선이 끊어져 있으면, 그걸 못 건너뛰는 면이 있답니다. 사람으로 치면 IQ는 좋은데, EQ가 부족하다는 것이지요.” <공포의 외인구단>, <남벌>, <아마게돈> 등 수많은 작품을 집필한 이현세 작가가 최근 AI와 함께 작품을 하면서 느꼈던 소감을 피력했다. 지금도 여전히 손으로 작품을 그리는 그는 “지금은 AI가 놓친 작업을 일일이 다 이어주는 학습 기간이다. 그러나 나중에 저의 모든 것을 학습한다면 ‘AI가 그린 이현세 만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AI와 작업하며 통쾌한 부분을 발견했다’라고도 했는데, 그 이유는 “제가 죽어도 AI는 자신의 화풍을 만화로 계속 그릴 것이며, 세상과 공명하기 때문에 통쾌한 이현세를 남기고 간다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세 작가는 현재 AI와 함께 리메이크 중인 작품은 <고교 외인부대>와 <카론의 새벽>으로 올해 말이면 1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밤 별들이 잠든 가을밤, 울진 매화마을에서 개최된 제2회 울진 웹툰 영화제에서 그를 만났다.

Q. 제2회 울진 웹툰 영화제를 바라보면서 느낀 점은?

A. 울진 웹툰 영화제는 너무 재미있고, 멋진 영화제입니다. 저는 웹툰 영화제가 언젠가는 국제 대회로 성장할 것으로 믿습니다. 울진 웹툰 영화제가 웹툰 종주국으로의 시작점에 서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조직위에서 웹툰 영화제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견인차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합니다. 
지난 28일 울진 매화 이현세 만화 마을에서 개최된 '제2회 울진 웹툰 영화제'에서 '79억:1' 웹툰을 영화로 제작한 장철수 감독과 출연진들이 무대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조용식 기자
지난 28일 울진 매화 이현세 만화 마을에서 개최된 '제2회 울진 웹툰 영화제'에서 '79억:1' 웹툰을 영화로 제작한 장철수 감독과 출연진들이 무대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조용식 기자
제2회 울진 웹툰 영화제에서 관람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만화가 이현세. /사진=조용식 기자
제2회 울진 웹툰 영화제에서 관람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만화가 이현세. /사진=조용식 기자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 이외에는 애니메이션이나 웹툰 영화 등을 배급받지 못하는 제3세계의 나라들이 엄청 많습니다. 따라서 이들이 울진 웹툰 영화제처럼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어 울진 웹툰 영화제에 출품하는 날이 언젠가는 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Q.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이 영화로 제작된 것처럼, 울진 웹툰 영화제 작품들이 영화로 제작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A. 만화나 웹툰의 문법과 영화의 문법은 많이 다르거든요. 영화에서는 사람의 섬세한 눈빛이나 섬세한 연기를 할 수 있지만, 웹툰에서는 사람이 연기하면 도저히 징그러워서 못 보는 그런 것을 그림에서 훨씬 더 강렬하게 전달할 수 있어요. 
울진 매화 이현세 만화마을의 작은 도서관. /사진=조용식 기자
울진 매화 이현세 만화마을의 작은 도서관. /사진=조용식 기자
따라서, 영화에서 피해야 하는 부분이 있듯이 웹툰에서도 피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연출하는 사람만이 알죠. 결국 연출자가 웹툰 원작에 대한 재해석을 영화나 드라마에 얼마나 잘 반영시키느냐에 따라 웹툰 영화의 성패가 달렸다고 봅니다.

Q. 올해 초 웹툰 작가 과로사 사건 등에 비춰봤을 때 '웹툰 산업 발전 대비 창작자 권익 개선이 더디다'는 일각의 지적이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A. 그게 제일 심각한 문제이긴 한데요. 작가들은 지금 무한 경쟁에 들어가 있거든요. 조회수의 모든 목숨을 거니까 히트 작가는 히트 작가대로 잠을 못 자고, 빈곤 작가는 빈곤 작가대로 살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 둘 사이에는 너무 빈부 격차가 심해지고, 결국은 작가는 그렇게 무한 경쟁에 노출될 수밖에 없으니까. K-컬처에 의해 수많은 경제 이익을 얻듯이, 우리 만화도 플랫폼들이 그런 작가들의 만화를 글로벌하게 시장을 확장함으로써 대기업이 되어가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그러면 최소한도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죠. 수익의 한 10% 정도는 그런 작가들을 보호하는 데 써야한다고 봅니다. 

Q. 현재 활동 중인 웹툰 작가 중에 주목하고 있는 작가는?

A. 학교에서 30년을 있었으니까, 후배들은 많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가는 세종대학교를 졸업한 강지영 작가입니다. ‘OH, MY GOD’, ‘킹스 메이커’ 등의 인기 작품을 발표한 작가입니다. 

Q. 현재 준비 중인 작품은? 

A. 사람은 짝퉁을 왜 좋아하고, 짝퉁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유통이 될까? 그리고 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은 짝퉁을 적극적으로 단속하지 않는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친구’를 연출한 곽경택 감독과 ‘인간들은 왜 짝퉁 삶을 살게 되나’를 고민했었습니다.
이현세 작가는
이현세 작가는 "곽경태 감독과 함께 하나의 시나리오인 신작 '명품 시대(가칭)'를 웹툰과 드라마로 동시에 투트랙 제작한다"고 말했다. 웹툰은 내년 봄에, 드라마는 제작 환경 때문에 조금 더 늦게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조용식 기자
결론은 ‘동경’ 때문이라고 결론을 지었는데, 이 내용을 가지고 곽 감독은 드라마로, 저는 웹툰으로 작품을 만들 예정입니다. 가제는 ‘명품 시대’. 런칭 시점은 웹툰은 내년 봄이며, 드라마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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