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아껴서라도 코타키나발루 인문 여행에 빠지다!...수필가 김진혁
세월을 아껴서라도 코타키나발루 인문 여행에 빠지다!...수필가 김진혁
  • 김진혁 수필가
  • 승인 2024.02.0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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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석양지 코타키나발루의 매력 
아름다운 자연감상과 먹거리 좋은 휴양지
3대가 함께 힐링과 추억을 담은 인문 여행
여행은 걷는 독서로 운명까지 바꿀 수 있다.
사진=김진혁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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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김진혁 수필가]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 책의 한 페이지만 읽는 것과 같다.”-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 

꽃향기는 매혹적이다. 매화는 추운 겨울의 고통을 겪을 때 맑은 향기를 발한다. 여행은 고생이지만 자아를 깨우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치료제다. 우리 3대 가족은 사랑의 불꽃과 미래의 별을 찾기 위하여 3박 5일의 코타키나발루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은‘걷는 독서’로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게 한다. 여행은 시간과 돈의 문제가 아닌 용기 있는 행동의 결과이다. 여행의 두근거리는 준비과정이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보다 좋을 때도 있다.
가족 모두 여행지 선정과 일정을 맞추기 위해 몇 차례 숙의 과정을 거쳤다. 여행지 날씨와 방학 기간을 감안하여 말레이시아로 정했다. 여행은 같이할 사람과 목적지가 가장 중요하다. 여행은 생각만 해도 삶의 온기가 올라오고 기쁨이 충전되는 보배이기 때문이다. 여행은 신비롭다. 여행 경험은 기쁨을 찾아 행복을 누리며 의미를 깨닫게한다. 이런 경험이야말로 최고의 스승으로서 더 멋진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고,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만든다. 특히 이번 여행은 부부 결혼 40주년을 기념하여 깨달음의 의미를 더한다. 꽃도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는가? 여행하기 전의 근심, 걱정을 벗어버리고 바람처럼 향기처럼 떠났다. 시인 롱펠로는“교량에 이를 때까지는 다리를 건너갈 걱정 하지 말라.”는 재치있는 말이 이를 웅변한다. 여행의 3대 즐거움은 무엇인가? 준비하면서 느끼는 기대감, 여행하면서 피부에 닿는 생동감, 그리고 다녀온 뒤 추억이다. 여행은 삶의 축소판이면서 진한 감동을 부른다. 처음 낯설고 어색한 경험까지도 도전하여 생활의 활력을 찾게 하는 마력이 있다.
사진=김진혁 수필가

말레이시아 국가 개요

말레이시아는 적도 일대에 있는 나라로 전체적으로 덥고 습하다. 우기는 10월~11월로 1월 평균기온은 26도로 1월에서 4월이 여행하기 가장 좋다고 한다. 시차는 서울보다 1시간 느리며 코타키나발루까지 비행시간은 약 5시간 20분 걸려 여행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화폐단위는 1링깃당 290원이 기준환율이지만, 개인이 환전하려면 310원 정도 된다. 한화 5만 원권을 선호하여 은행, 공항, 환전소 어디에서나 바꿀 수 있다. 물가는 한국의 70~80% 정도이다. 예를 들어 삽겹살 경우 25~35링깃으로 한화로 7500원에서 1만500원 수준이다. 하지만 술을 한국보다 비싸다. 1인당 국민소득은 동남아시아에서 높은 1만1000달러 가량이다. 경제는 중국계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 종교는 인구의 60%인 말레이인은 이슬람교를 믿고, 화교들은 50%는 불교, 20%는 각각 도교와 기독교를 믿으며, 10%는 무종교다. 면적은 3304만 1100㏊으로 한반도의 3배가 넘지만, 인구의 60%인 말레이인은 전원 이슬람교를 믿고, 화교들은 50%는 불교, 20%는 각각 도교와 기독교를 믿으며, 10%는 무신론 내진 무종교이며 468만 명에 불과하다. 말레이시아가 우리와 수교된 것은 1960년 2월 한국이고 교민은 약 2만명 정도이다. 연간 교역액은 180억 달러에 달한다. 한국은 말레이시아에 선박, 집적회로반도체, 경유 등을 수출하며(91억 달러) 천연가스, 반도체소재, 석유제품 등을 수입하고 있다(89억 달러). 여행지인 코타키나발루(Kota Kinabalu)는 보르네오섬 북부에 위치한 말레이시아 사바주의 주도이며 인도네시아와 붙어있다. 말레이시아 관광지 중 가장 선호도가 높은 대표 휴양지이다.  휴양 위주의 관광지인 만큼 도시 관광보다는 리조트 휴양 관련 시설과 자연 관광과 관련된 인프라가 발전되어 있다.
사진=김진혁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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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코타키나발루 가족 여행을 통해 얻은 몇 가지 교훈을 살펴본다.

첫째, 오늘날 삶의 가치는 복잡다단해졌다. 자신이 경험한 삶을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타인도 나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바랄 수 없다. 내 삶의 방식을 정답으로 두지 말고, 서로의 삶과 관점을 이해하고 포용해야 한다. 핵가족 시대에 서로를 존중하고 공감할 때 가족의 풍요로움과 따뜻함을 발견한다. 둘째, 여행 중 예상치 못한 상황, 예산 착오, 예약 실패, 현지 문화 차이 등의 어려움을 직면하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화의 유연성과 적응력을 발휘해야 한다. 상대의 의견이 더 낫고, 이점이 있을 때 우선순위를 검토하고, 당신이 정한 순위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자기주장의 정당성을 유지하기 위한 변명, 피상적 접근은 피해야 한다. 셋째, 여행 시간을 같이함으로써 소원했던 관계, 오해, 불친절 등 대화의 장애물이 제거된다. ‘해외에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라는 말이 있다. 여행하다 보면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피부로 느낀다. 넷째, 자기 발견과 성장의 기회로 삼는다. 낯설고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의 장단점을 더 잘 파악하게 되어 성찰과 진보에 큰 영향을 받는다. 다섯째, 여행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제공한다. 새로운 장소와 경험을 만남으로써 지친 영혼의 스트레스와 걱정을 내려놓고 마음의 치유를 얻는 신비로움을 깨닫는다. 여행은 내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사랑해야 할 존재는 누구인지? 가장 중요한 시간은 언제인지? 등을 깨닫게 하는 성찰을 덤으로 얻는다.

건강하다고 자랑했던 친구
돈 많다고 거들먹거린 친구
출세하여 부러움을 산 친구
알랭 드롱을 닮은 멋진 친구

세월이 가고, 나이 들면 예외 없이 자연의 순리가 공평해진다는 것을 느낀다. 100평짜리 집에서 살거나, 10평짜리 집에서 살거나 외로움은 마찬가지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의사란 돈이 아닌 햇볕, 휴식, 운동, 자신감, 친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진정한 내면의 행복은 세상의 물질적인 것이 아니다. 일찍이 세기의 권력자요 1,000명의 부인을 둔 지혜자 솔로몬 왕조차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고 인생을 술회하고 세상을 떠났다. 얼굴에 주름살 가득하고 방금 한 약속도 잊어버린 노인일 뿐...

두 발로 가고 싶은 곳 갈 수 있고, 먹고 싶은 것 먹는 자가 최후 승리자이다. 
범사에 감사하며, 소박하지만 남에게 도움을 주는 은혜, 새로운 경험의 즐거움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야말로 좋은 스승이다.

사진=김진혁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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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날, 떠나자, 막힌 담을 걷어치우라 

배움도 깨달음도 언제나 길 위에 있다. 여행의 목적은 한쪽에서는 비우고 다른 쪽에서는 채우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공부다. 여행의 반대말은 변화의 주저함이다. 주저함은 익숙함에 젖어 새로운 장소와 다른 환경으로 이동이 없는 머무는 것이다. 변화 없이는 발전이 없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찰스 다윈의 말이다. “살아남는 종은 가장 강한 종도 가장 지능이 높은 종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반응하는 종이다.” 익숙함에 주저하지 말고 새로운 것을 인식하고 깨닫는 여행을 즐겨야 한다. 논어의 ‘학이(學而)’편에 ‘真君子食無求飽, 居無求安(군자는 먹음에 배부름을 구하지 아니하고, 머무름에는 편안함을 구하지 않는다)’라고 한다.  어느 날 자로가 스승 공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스승님, 군자(贤人)란 무엇입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수기이안인(修己以安人)이다”군자, 곧 선비의 이상형은 자신을 닦아서 타인 또는 백성을 평안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오늘날 시대가 바뀌어도 군자의 모습은 동일하다. 자아의 인격을 완성하고, 이어서 자신이 속한 사회에 책임을 다하라는 것이다. 이런 군자가 되는 공부는 여행을 통해 얻게 된다. 옛말에‘자식을 사랑한다면 여행을 보내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여행’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여행만이 아니다. 늘 생활하던 공간을 떠나 각지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고 낯선 공간에서 새로운 생각을 얻는 과정도 포함된다. 흔히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걸으면 하는 독서라고 한다. 여기저기 걷다 보면 몸과 마음이 서로 말을 걸며 소통을 한다. 여행은 나를 나답게 하며 삶의 질을 높여주는 재충전의 수단이다. 마음속 책을 읽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오래간다. 옛 시가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웅변한다. “화향백리(果香诸葛) 꽃의 향기는 백리를 가고, 주향천리(酒香千里路) 술의 향기는 천리를 가지만, ​인향만리(人香萬里)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 향기로운 인품을 높이는 데 독서와 여행만큼 귀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인천공항 6시 진에어로 출발 비행기에 맞춰 오후 3시에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출입국신고서를 스마트폰으로 하게끔 변경하여 다소 혼란스러웠지만, 자식이 대신해주었다. 겨울 코트를 공항에 맡기고 일부 환전을 했다. 저가 비행기라서인지 개인당 붙이는 화물 한도가 15킬로에 불과했다. 비행시간 5시간 20여 분으로 코타키나발루 공항 도착시간은 오후 10시 30분이다. 동남아시아 여행은 시차는 거의 못 느끼는 장점이 있다. 공항은 작지만 깨끗이 정돈된 모습의 전형적인 휴양지다. 마젤란 수트라 리조트에서 나온 버스 기사를 따라 숙소로 이동하여 잠을 청했다. 숙소인 수트라 리조트는 야자수가 가득하며 끝없이 펼쳐지는 바닷가에 위치해 있다. 그저 바다만 바라보아도 힐링이 되는 좋은 휴양지인 셈이다. 이곳은 아름다운 노을로 현지인들도 사랑하는 곳이라고 한다. 인공비치가 있어서 산책하고 언제든지 수영도 즐길 수 있다. 모처럼 손주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좋은 기회다. “너희들은 여행 가서 무엇하고 싶니?” 7살 어린 손녀는 여행 가서 언니와 병원놀이 하겠다고 한다. 반면 초등학교 손주들은 나름대로 인터넷으로 인기 있는 여행지를 검색했고, 맛집에도 갔으면 좋겠다고 한다. 저는 그저 가족들과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엔돌핀이 솟아오른다. 호텔명 앞에 붙어 있는 마젤란에 대한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페르디난드 마젤란[ Ferdinand Magellan ]은 16세기 초 포르투갈 태생의 에스파냐 항해가.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처음 증명했다. 당시 에스파냐의 카를로스 1세는 포르투갈이 인도에서 가져온 향신료로 많은 돈을 벌자 무지 배가 아팠다. 유럽인들에게 향신료는 부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1519년 9월 20일, 마젤란을 후원하여 다섯 척의 배와 270여 명의 선원을 이끌고 목적지인 말루쿠 제도로 떠났다. 코타키나발루는 오늘날 인도네시아에 속하는 말루쿠 제도에 위치하고 있다.
사진=김진혁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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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여행은 시간 보내기가 아니다. 인생의 겨울을 극복하기 위한 영양제

새벽, 새들의 불어 제치는 소리에 눈이 저절로 떴다. 조식은 호텔 뷔페로 골프 치는 사람, 관광객 등으로 북적였다. 조식은 다양한 메뉴로 5성급 호텔 뷔페 느낌으로 맛있었다. 고객의 약 60%는 한국인인 듯하며 일본인들은 단체관광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낮 더위로 인해 리조트에서 수영놀이를 하면서 오전을 보냈다. 이전 베트남 다낭 여행지 수영장보다는 넓고, 다양하여 놀이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코타키나발루는 세계 3대 유명 선셋 장소로 알려졌다. 매일 멋진 선셋을 기대하며 바닷가를 바라보았다. 교통 이동수단은 그랩으로 서울에 비해 값이 저렴하다. 그랩은 스마트폰으로 즉시 콜 할 수 있는 편리한 수단이다. 점심은 수리아사바 쇼핑몰 근방인 현지인들이 잘 찾는 코타키나발루 중심지 가야스트리트 현지인 맛집, 이펑락사로 갔다. 한참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주위를 보니 관광객보다 현지인이 훨씬 많았고, 매장 내부가 넓었지만, 에어컨이 없어서 더웠다. 메뉴 보는 방법도 모르기에 아들이 여러 가지를 주문했고, 향신료가 세지 않아 좋았다. 새우, 닭고기, 유부까지 들어간 이펑락사, 치킨라이스, 청경채, 볶음밥 등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중식 이후 말레이시아에서 유명한 아이스크림을 먹은 후 환전소를 찾았다. 공항이나 은행에서 환전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유리하다. 우리나라 5만 원 권은 위조하기 힘들어 인기가 높다고 한다. 오후에는 시티 이슬람 성전에 구경갔다. 더운 날씨와 복 장문제로 인해 성전 안까지는 들어가지 않았고 밖에서 사진만 찍었다. 이전 말레이시아, 터키 등에서 성전에 들어가 보았지만 특별한 장식품이나 볼 것이 대단해 보이지 않았다는 기억이 든다. 2015년 한국인이 지었다고 하는 이마고 쇼핑몰을 방문했다. 서울 백화점과 같은 분위기로 유명 메이커들도 입점해 있었다. 지하 슈퍼마켓에는 기념품과 주류, 커피, 과자, 망고 등을 값싸게 살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있었다. 어른들이 쇼핑하는 중간에 손주들은 토이저러스에서 게임을 즐겼다. 쇼핑물 2층에 있는 아시아나 마사지실에서 발 마사지를 받았다. 시설도 깨끗하고 친절하여 매우 만족스럽다. 필리피노 시장 방문 후에 최고의 식당으로 알려진 쌍천식당에 갔다. 해산물 요리로 바닷가재, 새우, 오징어튀김, 볶음밥, 모닝글로리 등 요리를 즐겼다. 호텔로 들어와서는 우리 결혼 40주년 기념파티를 가졌다. 조촐한 케이크 자르기와 과일, 안주거리를 곁들인 맥주파티는 여행의 피로감을 줄이고 즐거움은 더했다.   2022년 한국의 ‘합계출산율(Total Fertility Rate)’이 0.78명으로 인구감소의 시간표가 정해졌다. 인구절벽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아이 낳으면 돈 지급, 보육비 지원, 양성평등, 사교육과 집값 안정 등 정책도 필요하겠지만, 이에 국한하지 말고, 결혼 및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가 뒷받침되었으면 한다. 결혼과 자녀 양육의 기쁨, 가족의 가치와 소중함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결혼생활은 일종의 벤처(venture)기업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모험하고, 포기하지 않고 노력할 때 성공과 행복의 달콤함을 맛보는 귀한 일이다. 결혼은 복잡다단한 과정의 연속으로 가족 구성원들의 공감과 축제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을 통해 새로움을 탐구하여 성찰과 성장의 시간을 깨닫게 한다. 즉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일이 한 인간으로서 상상할 수 없을만큼의 의미와 기쁨을 안겨준다. 이집트의 속담에서 “최악의 것들은 잠자리에 있으면서도 잠을 자지 못하며, 오지 못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것이고, 기뻐하려고 하면서도 기뻐하지 못하는 것이다”라고 행복의 조건이‘지금, 여기’를 강조합니다.
사진=김진혁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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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날: 인생은 긴 여행이다

인생이란 긴 여행, 수많은 풍경 속을 걷는 왕복 티켓이 없는 길이다. 순례의 길에 어떤 이는 고독한 여행을 하고, 어떤 이는 행복한 여행을 한다. 인생의 겨울을 맞이했다면 현상 너머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성숙한 사회란 양적인 확대만을 추구하는 물질 소비사회가 아니다. 정신적인 풍요와 인품을 중시하면서 자신의 분수와 실력을 알고 가진 것에 감사하는 사회, 언제든지 모든 걸 뒤로하고 자유롭게 떠나는 여행이 있는 사회다. 사피섬 호핑투어로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모터 배로 30여 분 타고 가서 한적한 섬에 내렸다. 현지 가이드로부터 호핑투어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수영복을 입고 갔기에 바로 물속으로 들어갔다. 날씨가 약간 추웠다. 고대하던 물고기를 찾았지만, 기대만큼 재미는 별로였다. 섬에서 준비한 점심 식사는 그런대로 맛있었다. 자녀들은 패러글라이딩을 신청하여 다른 섬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배 멀미만 났다고 투덜거리는 촌극이 벌어졌다. 하기야 여행도 사서 고생하는 것이 아닌가? 이 또한 추억의 한 장면이라고 위로해 본다. 저녁은 쇼핑몰 1층에 위치한 중국집 마담콴스에서 10가지 요리를 시켜 즐겼다. 할머니와 자녀들도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리조트 들어가기 전 망고와 바나나, 망고 스틱을 샀다. 역시 동남아 열대과일의 맛은 최고 수준이다.
사진=김진혁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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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날: 여행은 마음의 근육을 단련한다.

리조트에서 12시 체크 아웃 한 후, 수리아사바 쇼핑몰로 이동했다. 옷과 기념품을 산 후 식당 1층에 위치한 가성비 좋은 딤섬 전문점 NEW WK DINING 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돼지고기 딤섬, 나물, 볶음면, 새우튀김 등 다양하게 맛을 보았다. 오후 2시에 제티라는 시골 마을로 1시간 이상 버스로 이동했다. 투어 대기실에서 마적같이 생긴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다. 베이스캠프에는 바나나튀김, 밥, 닭볶음, 달걀부침, 새우 등을 제공했다. 하지만 현지 음식에 적응하지 못한 우리는 한국에서 가져간 컵라면을 먹었다. 배를 타고 강을 따라 이동하면서 가이드의 해설을 들었다. 1시간 정도의 야생동물 투어이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일반 코주부 원숭이와 긴꼬리원숭이 있다고 한다. 코 큰 원숭이는 바나나를 먹지 않지만, 긴꼬리원숭이는 배에 직접 들어와서 바나나를 달라고 손을 내민다. 숲이 울창한 곳으로 이동하자 나무 꼭대기에 있던 원숭이가 배 갑판으로 내려와서는 손을 내민다. 손주들은 놀라서 울음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선셋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은 기억에 두고두고 남았다. 해가 진 오후 6시 30분 이후 강을 따라가면서 반딧불 투어가 시작됐다. 하늘에 떠 있는 초롱초롱한 별과 함께 황홀한 광경이 펼쳐졌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본 반딧불 추억이 새롭게 다가왔다. 자연을 소중히 여길 때 자연은 꼭 보답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사진=김진혁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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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날: 여행은 운명을 바꾸는 위대함이 존재한다!

저녁 11시 40분 코타키나발루에서 출발하여 새벽 5시 40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좁은 비행기로 인해 잠을 잘 수 없는 형극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여행 중 즐거웠던 장면을 기억하면서 이겨내야만 했다. 여행이 힘들다고 불평하면 자식들도 여행을 같이 가자는 소리를 하지 않을 것이기에... 괴테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통해 독일 문학 발전의 분수령을 만들었다. 나폴레옹은 이 책을 들고 이집트 원정에 나섰다는 일화가 있다. 괴테의 영감은 이탈리아 로마 여행을 한 덕분이다. 모차르트는 6살 때부터 유럽 전역으로 연주 여행을 다녔답니다. 사는 게 답답하고 제 운명의 갑옷을 두른 것처럼 무겁게 느껴질 때면 사막을 가로지르는 낙타처럼 낯선 고장을 여행하고 돌아오면 꽉 막혔던 숨통이 트인다. 인천공항 1층에서 갈비탕, 순댓국으로 허기진 배를 추스르고 며느리가 예약해준 공항버스를 타고 집에 무사히 도착했다. 여행을 마치는 날 다음은 어디로 가지? 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기대의 샘 공장이다. ‘여행은 가슴이 떨릴 때 가라.’다리가 떨릴 때는 한발 늦는다. 그만큼 여행에도 때가 있다. 여행은 그 자체만으로도 성숙한 인간, 지혜로운 마음을 갖는다. 여행의 묘미는 내가 어느 곳에 도착해서 기쁜 것보다 계획을 세우는 일부터 떠나는 순간까지도 들뜨고 행복하다. 여행은 세상을 보고 느끼는 시야를 넓게 하며, 긍정적이고 아량의 마음을 준다. 아프리카속담에 “여행을 혼자서 걸으면 빨리 갈 수 있지만, 둘이 걸으면 더 멀리까지 갈 수 있다”고 한다. 다시 한번 여행을 동행한 가족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너희를 더욱더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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