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 칼럼] 홍삼은 6년근, 아파트는 몇 년?
[이재민 칼럼] 홍삼은 6년근, 아파트는 몇 년?
  • 이재민 감정평가사
  • 승인 2024.05.0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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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 우리나라 주거형태 중 가장 일반 국민의 니즈에 부합하는 주거 형태는 대단지 아파트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대단지로 갈수록 큰 규모의 개발사업이 되어 공사를 준비하는 사전작업에도, 실제 공사기간도 매우 긴 시간을 가진다. 재개발재건축으로 대표되는 정비사업 역시 추진위원회, 조합을 설립하고,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득하고, 관리처분까지 마치는 과정이 착공 전 준비작업으로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하고 실제 공사기간은 요즈음 최소한 3년~4년 정도는 일반적인듯 하다. 이렇게 준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대단지 아파트의 특성상, 주택 공급이 부족해서 짓기 시작하려면 지어지는 3~4년, 혹은 그 이상 기간동안 공급의 부족이 지속될 수 밖에 없는 특징을 가진다.
반대로 이미 시장에 주택 공급이 충분하다고 하더라도 오랜 기간 동안 이미 착공에 들어간 공동주택이 시장에 공급 과잉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특징 역시 필연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상당기간동안 주택시장의 공급 부족, 공급 과잉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다. 또한 이는 재개발 재건축 사업의 경우 공급 부족, 과잉으로 인한 일반분양가의 상승, 하락과 연계되어 사업성 변화를 가져온다. 결국 동의율, 사업 진행의 속도 등 정비사업의 진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로 그 특성을 자세히 살펴보자.
앞서 말한 요소들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 시계열 자료가 아파트 인허가, 착공, 준공 물량 통계라고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인허가 후 착공은 기간이 짧은 반면, 준공은 건설에 필요한 시간이후에 물량이 변동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통계에서도 나타나듯이 경험적으로 과거에는 30개월 ~ 40개월, 약 2년반~3년 정도였다면,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해 인허가를 득하고 착공이 지연되는 사례도 있고 중대재해법의 시행 및 초고층 건축의 증가 등으로 4년을 넘는 공사기간이 예정된 사업장도 많아지고 있다. 당연하지만 인허가가 몰리는 시기는 가격의 상승기이다. 정비사업 뿐 아니라 일반 시행사업 역시 가격이 상승할 때 사업성이 충족된다. 또 가격의 하락 시기에는 공급부족 여부와 무관하게 사업성이 결여되어 인허가가 감소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그렇지 않아도 공급에 장기간이 소요되어 공급 과잉과 공급 부족이 여러해동안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가격의 상승기에 사업성이 맞춰진 사업장들이 동시에 인허가, 착공을 진행하게 된다. 이는 시장 구조상 가격이 오르면 오를수록 사업성을 충족하는 지역이 넓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시쳇말로 가격이 낮은 지역까지 오르면 시장이 끝물에 온 것이라는 오래된 부동산 업계의 격언이 사업성과 공동주택 건설기간에 따라 설명이 된다고 하겠다. 필자를 비롯한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라기 보다는 매우 환경에 휩쓸리는 존재이다. 내가 속한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그 상승 추세가 여러해동안 지속적으로 이어지기에 "부동산불패"라는 단어가 마치 당연한것만 같고 이 시기에는 흔히 영끌을 해야만 할것 같다거나, 앞으로도 이러한 상승이 계속될거라는 전제 하에 중요한 장기적 의사결정을 하기도 한다. 정 반대로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에는, 폭락론의 자극적인 멘트가 의사결정을 지배하여 가격이 계속 하락할 것을 전제로 장기적 의사결정을 하기도 한다. 시장은 살아있는 생물처럼 늘 변화 무쌍하다. 특히 우리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2022년 이후 하락은 공급과잉에 의한 하락이 아니라는 점 역시 어쩌면 이런 심플한 요소들로 단순하게 시장을 예측할 수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추후 기회가 되면 2022하락을 견인한 요소에 대해서도 고민해보는 글을 써볼 예정이다. 이러한 시장을 우리가 온전히 이해하고 시장을 이길 방법은 결론적으로 없다. 재개발 재건축 같은 대규모 사업의 경우 늘 시장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고, 아무리 나의 예측이 온전한 것 같아도 늘 plan B 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이다. 최소한 막연한 상승론, 하락론에 배팅할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검증된 요소들에 의해 시장을 분석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시장을 바라보아야 한다. 여러 시장의 요소들이 어떤 수치들을 나타내고 있으며 우리 구역의 진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대응하는 지혜가 필요한시기라고 할 것이다..

이재민 약력

현 중앙감정평가법인 이사 전 농협 감정평가전문가 과정 강사 전 건설산업연구원 자산운용전문인력 강사 현 중앙감정평가법인 본사 심사역 현 1기신도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자문위원 현 인천연구원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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