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국내 금융 민원이 매년 늘어나는 가운데, 제도를 악용해 ‘꼼수’를 부리는 ‘블랙컨슈머’가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신한카드의 더모아 카드는 5000원 이상 결제하면 1000원 미만 잔돈은 모두 포인트로 적립해 주는 신용카드이다. 월 적립 한도와 횟수 제한이 없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몰이했지만, 일부 소비자들이 5999원을 결제해 999원을 무제한 적립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카드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더모아 카드에서만 지난 3년간 1000억원대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신한카드는 약관을 개정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제재에 나섰다.
블랙컨슈머에 따른 보험업계의 시름도 깊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을 악용해 보험사와 설계사들에게 금전적 배상을 요구하는 악성 민원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금융 민원 및 상담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 민원 건수는 9만 3842건으로 전년(8만 7113건)보다 7.7% 늘어났다. 앞서 2021년(8만 4499건)과 비교하면 11.06%나 증가했다.
특히 금소법에 명시된 판매 원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블랙 컨슈머 유형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자신의 병력에 대해 청약서에 고지 및 기재를 해놓고도 보험금을 받지 못할 상황이 되면 ‘고지 내용을 설계사가 임의로 기재했다’는 식으로 민원을 제기한다. 또한 정상 처리된 민원에 불만을 품고 반복적으로 감정적인 민원을 넣는 방법으로 업계 종사자에게 피로감을 주기도 한다.
블랙컨슈머란?
블랙컨슈머란 악성을 뜻하는 블랙(black)과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로 제도를 악용해 과도한 이익을 취하려 하거나, 금전적 보상 및 특혜를 요구하는 등 악성 민원을 고의적, 상습적으로 제기하는 소비자를 뜻한다.
블랙컨슈머의 악성 민원은 시장의 소비 질서를 방해한다. 이들을 대응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하고, 직원들의 감정 노동 증가로 업무 생산성이 저하되는 등의 부작용을 낳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금융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은행권에서 블랙 컨슈머 대응으로 발생한 비용은 금전 비용 평균 264만 3000원, 비금전 비용 평균 210만원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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