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
  • 김희연 기자
  • 승인 2024.07.09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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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강남구 코엑스에서 서울 일러스트레이션 페어(서일페)가 열렸다.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서일페는 매년 7월과 12월 두 시즌에 걸쳐 열리는 대규모 일러스트 전시 행사로, 프로부터 아마추어까지 전국의 수많은 일러스트레이터가 이날 한자리에 모여 부스를 운영한다. 점심 이후에 방문하면 무조건 긴 웨이팅이 펼쳐질 만큼 관람객들의 수요는 뜨겁다. SNS로 작품을 구경하고 구입도 할 수 있는 시대에, 무더운 날씨와 많은 인파를 감수하고도 서일페를 찾는 이유는 여기에서만 얻을 수 있는 가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

서울 일러스트레이션 페어 2024./사진=김희연 기자
서울 일러스트레이션 페어 2024./사진=김희연 기자
MZ세대는 자발적으로 가치 있는 소비 경험을 찾아 나서며, 그 안에서 본인만의 행복을 추구한다. 서일페는 다양한 일러스트 작품을 감상하는 과정에서 나만의 취향을 쫓아 소비로 이어지기에 적합한 행사이다.  대부분의 부스가 엽서, 스티커, 에코백 등을 무료로 증정하기 때문에 굳이 물건을 사지 않아도 쇼핑백을 두둑하게 채울 수 있다. 주로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이곳에서 단 한 푼도 소비하지 않고 떠나는 관람객은 드물 것이다. 개성 넘치는 일러스트 행렬이 끝없이 펼쳐지는 세상에서 본인의 취향을 발견하면 저절로 지갑이 열릴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관심 있는 분야에 소비를 아끼지 않는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들에게 서일페는 각자만의 스타일을 마음껏 추구할 기회의 장이다.

#작가과 작품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간

소비자들은 작가와의 만남으로 색다른 소비를 이어가기도 한다. 특히 부스는 단순 전시와 굿즈 판매를 넘어 창작자와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한쪽 코너에서 110V 부스를 운영하는 양승백 작가는 일상의 한 장면과 OOTD를 그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110V 작가가 그린 캐리커처./사진 김희연 기자
110V 작가가 그린 캐리커처./사진 김희연 기자
실제로 작가는 행사에서 부스를 운영할 때마다 그날 관람객이 입고 온 의상이 담긴 캐리커처를 5분 안에 그려준다. 5분을 넘으면 자동으로 2천원을 할인해 주는 작가만의 신속한 드로잉 이벤트다. 관람객은 캐리커처 한 장으로 그날 행사뿐만 아니라 입었던 옷까지 추억할 수 있다. 작품과 작가의 경계에는 삶이라는 공통된 분모가 있다. 본인의 작품에 대한 애정 어린 설명을 직접 듣고 나면, 관람객의 시선 역시 이전과 같을 수 없다.  양승백 작가는 ‘110V’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로 “아버지께서 제가 그리는 사람의 눈과 코 모양이 마치 돼지코 모양의 110V 플러그처럼 생겼다고 하셔서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관람객과 이야기하면서 하루 종일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팔목도 아프고 고되지만, 작품을 보고 좋아하는 이들의 표정을 바라봤을 때 느끼는 즐거움과 뿌듯함이 더 크다”고 전했다.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서일페 후기를 남기는 작가들./사진=김희연 기자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서일페 후기를 남기는 작가들./사진=김희연 기자
일러스트 행사에 다녀오고 나서도 끝이 아니다. 팔로잉 된 계정을 통해 작가들과 소통할 또 다른 창구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는 작가의 인스타 게시물로 정보를 접하고 다른 행사에 참여하거나 새로운 일러스트 굿즈를 구매하는 등 또 다른 소비 경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6일 서일페를 방문한 한 관람객은 “인스타를 통해 남씨 작가가 서일페에서 팝업 행사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애정하는 카카오톡 이모티콘 캐릭터인 누렁이를 맘껏 구경하면서, 직접 작가의 친필 사인까지 받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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