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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 도로인으로서 엔지니어링에 종사한 지 어느덧 30년이 넘었다.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도로의 역사와 미래도로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것 같다. 이에 도로와 도로산업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도로인으로서 역할과 다짐을 새겨보고자 한다.
그동안 도로사업에 종사하면서 주로 ‘도로’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도로산업’이라는 표현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도로와 도로산업은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서로 다른 개념이다. 예컨대 도로는 차량과 사람이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든 길을 의미하며, 교통수단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는 기간산업이다. 반면 도로산업은 도로의 계획, 설계, 건설, 유지보수 및 관리, 운영과 이를 아우르는 기술을 포함하는 것을 의미한다.
도로는 기능적으로 차량, 자전거, 보행자가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구조적으로는 포장도로, 비포장도로, 고속도로, 지방도로, 시내도로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또한 도로는 이동 편의성, 교통흐름 개선, 경제활동 지원 등을 목적으로 차선, 신호등, 교차로, 표지판, 가드레일 등의 구성요소를 포함하여 건설된다.
도로산업은 계획, 설계, 건설, 유지보수, 운영 등 도로의 모든 생애주기를 포괄한다. 특히, 도로건설 및 유지관리, 도로설계 및 감리, 재료생산 및 공급, 운영 등이 이에 포함되며, 정부, 연구기관, 건설사, 엔지니어링사, 전문업체 등 다양한 도로산업 관계자가 고용창출, 경제성장 지원, 기술개발 촉진, 인프라 개선 등 국민 생활에 밀접하고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 침체된 도로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업체수, 종사자수, 수주 및 매출 규모, 사업체 수익률 등 전반적인 산업규모를 파악하고, 연도별 투자계획, 투자효과 분석 등을 통해 도로산업 진흥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도로산업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앞서 언급한 정보나 분석자료 등 종합적인 통계시스템이 미흡하며, 도로인프라 및 기술에 대한 평가와 표준화 개념 정립도 필요하다.
따라서 도로분야의 상위법인 ‘도로법’에 도로산업을 정의하고 범위를 제시해야 하며, 도로산업 진흥을 위한 ‘도로산업 진흥법(가칭)’을 제정해야 한다. 도로산업의 범위에는 도로건설 및 유지관리, 도로설계 및 감리, 재료생산 및 공급, 운영뿐만 아니라 도로시설물, C-ITS, 자율협력주행 등 도로신기술, 공공교통 등을 포함한다. 발전계획 수립과 투자확대를 위한 지원 업무도 도로산업의 범주에 포함하여 전문기관을 지정해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도로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경제 성장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도로산업이 국민 생활과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강조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서 국민에게 목표와 비전을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 도로산업에 종사하는 도로인으로서 교통편의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아래와 같이 5대 다짐을 약속한다.
첫째, 국민에게 더욱 안전한 삶을 제공한다. 도로는 교통안전과 직결돼 있으며, 안전한 도로환경은 교통사고를 줄여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 도로인은 검증된 최신 기술을 적용하고 지속가능한 유지보수 기법을 적용해 안전한 도로를 제공할 것이다.
둘째, 교통체증 없는 도로를 만들어 간다. 지역 맞춤형 도로건설 및 유지관리를 통해 교통체증을 줄이고 출퇴근 시간을 단축해 더 많은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셋째, 경제적 발전의 길을 만들어간다. 도로망 건설은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고용 증대로 이어지며,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 도로산업에 대한 투자는 곧 지역사회에 대한 투자이다. 도로인은 지속적인 도로건설과 유지관리, 도로의 기능 개선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넷째, 환경을 생각하는 도로를 건설한다. 친환경 도로기술을 적극 도입하여 기업의 ESG경영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저탄소 도로, 도심지 녹지 공간 확보 등을 통해 자연과 공존하는 도로를 만들어 갈 것이다.
다섯째, 미래 융복합 시대를 준비하는 스마트 도로를 지향한다. 자율주행차와 공존할 수 있도록 스마트도로시스템을 구축해 새로운 교통 환경에 대비할 것이다. 최신 융복합 도로기술을 도입해 교통편의와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미래 세대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도로를 물려줄 것이다.
도로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국민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도로인으로서 민관의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과 계획을 모색하여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도로를 만들어가야 한다. 도로산업이 국민 모두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는 중요한 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