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기획재정부 59개 공공기관 상임감사 직무수행실적 평가 발표
정일영 의원, 현미경 검증 “전문성 없는 특혜 보은인사, 반드시 중단돼야”
“낙하산 인사 약 175명 중 직무 연관성이 있는 자는 겨우 32명 불과해”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윤석열 정부에서 이른바 ‘낙하산 인사’로 비판받는 공공기관 상임감사 대다수가 기획재정부의 직무수행 관련 전문성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주식회사 SR,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국립공원공단, 근로복지공단 등의 상임감사는 ‘C등급’을 받았으며 직무연관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은 이들도 대다수여서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 문제가 현실화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의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연수을)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2023년도 공기업·준정부기관 상임감사 직무수행실적 평가’를 근거로 이같은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운영법 제36조에 따라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59개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상임감사 등을 대상으로 직무수행실적을 평가했다. 상임감사는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명하게 돼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임용된지 6개월이 지난 공공기관의 상임감사가 평가대상이 됐으며, 기획재정부 장관이 위촉한 대학교수 등 외부 인사 10명으로 구성된 평가단이 ▲상임감사 전문성 확보 ▲상임감사의 윤리성 및 독립성 확보 ▲내부감사 운영성과 및 사후관리의 적정성 등을 평가했다. 점수는 A(우수), B(양호), C(보통), D(미흡) 등 4개 등급으로 측정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한국국토정보공사의 상임감사·감사위원에 대해서는 ‘C등급’이 나왔다. 해당 공사의 상임감사로 있는 이태용 씨에 대해 평가단은 “기관의 신뢰성 있는 재무정보 등을 위한 상임감사의 지원과 독려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국전력기술 상임감사·감사위원에 대해서는 ‘A등급’이 나왔지만, 상임감사인 윤상일씨에 대해 “기관업무에 대한 이해도와 사회현안에 대한 이해도 등 전문성 영역에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윤상일 상임감사는 과거 한나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적이 있어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고 정 의원실은 밝혔다.
사례별로 보면 ▲주식회사 SR 상임감사(윤석열 정부 대통령경호처 출신) C등급, 전문성 지수 부족 ▲한국수력원자력 상임감사(국민의힘 지역구 사무국장 출신) B등급, 실적이 저조하므로 개선 필요 ▲주택도시보증공사 상임감사(국민의힘 의원 출신) B등급, 주택보증 업무에 대한 상임감사 전문성 제고 필요 등 업무능력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상임감사가 C등급을 받은 기관은 ▲주식회사 SR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국립공원공단 ▲근로복지공단 등이며, B등급을 받은 기관은 ▲한국가스공사 ▲한국수력원자력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관광공사 ▲한국승강기안전공단 등이다.
이들 중 상임감사가 직무연관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은 기관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뿐이었다.
정일영 의원은 “지난 10일 국정감사에서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 등을 거친 尹 정부 낙하산 인사 약 175명 중 직무 연관성이 있는 자는 겨우 32명에 불과했다는 점을 강하게 질타했다”며 “이번 상임감사 직무수행실적 평가를 통해 그간 낙하산 인사에 대해 많은 국민께서 우려하시던 일이 결국 현실이 돼 버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일영 의원은 “낙하산 인사를 원천차단하겠다고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께 한 약속을 더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며 “공공기관 임원의 전문성은 기관의 운영성과는 물론 국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이러한 전문성 없는 ‘특혜 보은 인사’는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