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과 GIP 수용체 동시 작용하는 신약물질, 식욕억제+지방연소 가능해
이중작용제 신약물질 발굴, 국내 특허출원 마쳐…국제 특허출원 및 상업화 추진
차세대 비만 치료제…‘개발 성공시’ 환자들의 편의성 및 치료 지속성 증대 기대돼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이른바 꿈의 비만약이라 불리는 ‘위고비’가 한국시장에 상륙한 가운데, 대웅제약이 주사제가 아닌 경구용 비만 치료제 신약물질을 발굴하고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에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던 ‘삭센다’와 위고비는 모두 ‘주사형’ 치료제인 만큼, 대웅제약이 먹는 형태의 ‘경구형’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다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대웅제약(대표 박성수·이창재)은 GLP-1 수용체와 GIP 수용체에 작용하는 ‘이중 작용제’ 신약 물질을 발굴하고 국내 특허 출원을 마쳤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발굴한 후보 물질은 ‘식욕억제’와 ‘지방연소’를 동시에 가능케 해 체중감량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GLP-1과 GIP는 혈당과 체중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이다. GLP-1은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상승을 막고, 뇌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 GIP는 인슐린 분비를 도우면서 동시에 지방 에너지 소비를 촉진해 지방 대사를 돕는 역할을 한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식욕을 억제하고 체중을 줄이는데 효과적이지만, 위장 운동을 느리게 해 구역질이나 구토와 같은 이상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반면 GIP 수용체 작용제는 위장 운동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아 GLP-1 작용제와 병용했을 때 이상반응을 완화할 수 있다. 또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지방세포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해 대사를 촉진함으로써, 체중감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대웅제약은 GLP-1 수용체와 GIP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면서도 저분자로 이루어진 ‘경구용 이중 작용제’ 개발을 통해 기존 치료제들이 가진 한계점을 극복할 계획이다.
저분자 기반으로 개발할 경우, 고분자 기반 의약품 보다 생산이 용이하고 비용도 저렴하다. 위장관에서 잘 흡수돼 경구제로의 개발이 가능해 비만의 초기치료 및 장기유지 요법에 적합하다. 또한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 가능해 환자의 편의성과 치료 지속성 증대가 기대된다.
대웅제약은 주사제가 아닌 경구제, 즉 ‘알약’ 형태로 비만 치료제를 개발해 환자들의 편의성뿐만 아니라 복용 순응도, 만족도까지 높일 것이라 예고했다.
현재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는 GLP-1 작용제인 ‘세마글루타이드’, GLP-1 및 GIP 작용제인 ‘터제파타이드’ 등 인크레틴 기반의 약제들이 주목받고 있지만 이들은 경구 복용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주사제 형태로 이뤄져있다.
주사제 형태의 치료제들은 정기적으로 주사해야 하는 불편함과 통증 등의 요인으로 치료 순응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만일 주사 형태의 치료제를 경구용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한다면 환자의 치료 만족도와 순응도를 크게 높일 수 있게 된다.
대웅제약은 이번 물질 특허출원으로 자사 신약 후보물질을 보호할 수 있게 됐다며 국제 특허 출원 및 상업화 추진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라 밝혔다.
또한 영장류 효력 시험을 포함한 추가 연구를 병행하는 한편, 공동개발 및 라이선싱 아웃 등 다양한 협업 가능성을 고려해 파트너십 협상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이번 신약 물질 특허로 인해 대웅제약은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구축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국민들에게 혁신적이고 지속 가능한 비만 치료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매진할 것”이라 밝혔다.
한편, 지난달 15일 국내에 공식적으로 출시된 주사형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에서 개발했다.
최근 위고비를 미용 다이어트 목적으로 사용하고자 비대면 처방을 받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급성 췌장염 등 약물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SCI급 국제학술지 큐리어스에는 위고비 용량을 늘렸다가 췌장염으로 사망한 미국 남성의 사례가 처음 보고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