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수박을 활용해 만든 음료인 ‘수박소다’, 수박맛의 초코파이 ‘수박통통’,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앙팡’, 남양유업의 프로틴 음료로 유명한 ‘테이크핏’까지.
이러한 제품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기업이 있다. 바로 ‘보람바이오’다.
사실 보람바이오는 보람상조로 유명한 보람그룹 내의 계열사기 때문에 많은 이들은 “어? 거기 상조회사 아니에요? 상조회사에서 바이오 사업도 해요?”라는 반응을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보람그룹은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워 토털 라이프케어 전문 기업으로의 체질 변화에 나서고 있고, 기존에 천연물 원료 관련 사업을 지속해오던 보람바이오(전 SFC바이오) 역시 2021년부터 보람그룹 품에 안긴 이후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코엑스 푸드위크 2024’의 보람바이오 부스를 방문했을 때, 지금까지 이어온 다채로운 시도들은 “보람그룹에서 이런 것들도 하고 있었다고?”라는 감탄사를 절로 자아내게 만들었다.
K-푸드의 세계화가 본격화되는 지금, K-원료의 세계화에 앞장서겠다는 보람바이오의 차별화된 행보들을 들여다봤다.
글로벌 시장 홀린 ‘수박소다’…이면에는 K-원료 발굴 노력 있었다
정향추출물‧소엽추출물 활용한 다양한 건강기능식품들, 맛은 어떨까?
깻잎도 특별해질 수 있다…프리미엄 시장 공략할 ‘안티스페릴 오일’
‘코엑스 푸드위크 2024’의 보람바이오 부스에서는 기존에 보람바이오가 출시한 식품‧건강기능식품과 출시를 앞둔 제품들, 특허원료들에 대해 만나볼 수 있다.
현재 보람바이오의 특허 원료들에는 ▲정향추출물 ▲소엽추출물 ▲지방산복합물 FAC ▲유산균발표유청 단백분말 ▲수박과피추출분말 ▲안티스페릴 등이 있다.
원료 이름만 들어서는 도대체 어떤 것인지 감이 오지 않지만, 최근 국내시장에 재출시 돼 마니아층 사이에서 열풍을 불러일으킨 수박맛 음료 ‘수박소다’는 진짜 수박농축액이 함유된 보람바이오의 효자상품으로 인지도가 높다. 수박맛의 초코파이 ‘수박통통’에도 관련 원료가 들어가 있다.
붉은색의 천연색소인 ‘라이코펜’은 그동안 토마토에서만 추출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박에서 이를 추출하는데 성공한 것이어서 업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보람바이오의 대표제품 ‘수박소다’는 시럽맛이 진해서 텁텁한 느낌을 주는 다른 수박음료들과는 달리 수박 특유의 시원하면서 깔끔한 맛을 잘 구현해낸 것이 특징이다.
박미현 연구총괄부사장(CTO)은 해외에서 수박소다의 인기가 워낙 폭발적이어서 깔라만시‧메론‧망고‧자두 등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는 현재 ▲수박소다 ▲수박소다 제로 ▲사각사각 마시는 수박 ▲워터멜론 곤약젤리 등 수박 관련 라인업 상품들만 출시돼 있다. 사각사각 마시는 수박은 나타드코코가 들어가 마치 코코팜 같은 느낌의 음료이고, 워터멜론 곤약젤리는 칼로리가 4kcal 밖에 되지 않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보람바이오가 최근 출시했거나 출시를 앞둔 신제품들에는 ▲세계유일품종 안티스페릴 오일인 ‘에이페릴’ ▲국내산 현미와 덴마크 블루치즈를 함유한 건강간식 ‘밥스 브라운칩’ ▲반려견들의 장건강과 면역을 위한 ‘반려 Dr. 펫밀크 플러스’ 등이 있다.
밥스 브라운칩은 특유의 짭짤하고 고소한 맛 덕분에 어른들에게는 맥주 안주로써 손색이 없고, 아이들에게는 과자 대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건강간식으로 각광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들깨의 새로운 품종 중 하나인 ‘안티스페릴’을 활용한 오일인 ‘에이페릴’은 건강을 위해 프리미엄 오일을 찾는 이들을 겨냥한 상품으로, 100% 국산 원료를 함유한 엑스트라 버진 냉압착 오일이다. 원자력 연구원에서 관절염에 10배 정도 더 좋은 품종으로 개량했다.
많은 연예인들과 셀럽이 아침 빈속에 엑스트라버진 올리브 오일, 코코넛 오일, 들기름 등을 한스푼 입에 머금고 15~20분간 가글링을 하다 뱉어내는 ‘오일풀링’의 디톡스 효과를 소개한 바 있는데, 보람바이오는 안티스페릴 오일로 관련 시장을 공략해간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실제로 이날 현장에서 맛을 본 안티스페릴 오일은 시중의 들기름과는 달리 풍부한 깻잎향과 고급스러운 목넘김을 자랑했다. 건강을 생각하는 이들이라면 다소 비싼 가격임에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마케팅을 얼마나 잘 하느냐가 성공을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보람바이오의 또다른 원료인 정향추출물은 두유 형태의 환자식 ‘닥터헬리파’에 함유돼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다소 밍밍한 맛의 환자식과는 달리 끝맛이 독특한 것이 이색적이었다.
‘지방산복합물 FAC’는 관절 관련 건강기능식품으로 개발됐으며, 또다른 원료인 FWP(발효유청단백분말)은 유산균으로 단백질을 발효시키면 근력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를 SCI급 저널에 낸 이후 남양유업의 단백질 음료 ‘테이크핏’에 활용되고 있다.
토털 라이프케어 기업으로의 체질 변화 예고한 보람그룹 ‘핵심 계열사’
원료 연구에 진심…2021년 보람그룹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공격적 행보
국산 농산물 활용한 K-원료의 세계화 목표로…지자체와의 협업도 ‘눈길’
“사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잖아요. 보람그룹이 상조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웰빙까지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보람그룹 회장님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계신데, 보람바이오가 보람그룹에 편입되면서 기존의 B2B 사업을 강화하고 연구개발을 강화하면서 B2C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됐어요.
지금까지는 다른 기업들에게 원료만 제공하고 맡기는 B2B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저희만의 독자적인 브랜드를 만들어서 B2C 사업화를 추진하는 것이 내년도 목표입니다.”
이날 보람바이오 부스에서는 박미현 연구총괄부사장(CTO, 이하 부사장)으로부터 지금까지 진행해온 원료 연구와 앞으로의 청사진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보람바이오는 천연물에서 기능성 원료를 추출해 이를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고 있는 ‘천연물 원료’ 전문 기업으로, 1999년 ‘SFC바이오’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후 2021년부터 보람그룹의 품에 안겼다. 보람바이오라는 지금의 이름은 지난해에 바뀐 이름이다.
박 부사장은 “저희는 천연물 연구를 계속하면서, 어떤 기능성이 있는지를 연구하고 이를 제품에 적용해오고 있다. 세포실험‧동물실험을 거쳐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얻은 경우에만 임상시험을 진행해 결과물을 내고 있다”며 “기존에는 연구만 해왔다면 보람그룹과 함께 하면서 영업도 해보자는 취지로 시작돼 다양한 박람회에 참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대로라면, 보람바이오는 원료연구에 있어 문자 그대로 ‘진심’이다.
대표적으로 ‘소엽’이라고 하는 보라색의 깻잎과의 일종인 국내산 식물이 있는데, 이와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원산지와 생육조건에 따라 원료물질이 달라지는 것을 확인한 보람바이오는 계약 재배를 넘어서 스마트팜 재배와 종자관리까지 진행하고 있다. 이른바 ‘원스탑 스마트 플랫폼’을 구축한 것이다.
박 부사장은 “중국에서 소엽을 구해서 연구해보면 로즈말린산(소엽의 활성성분)이 거의 안 들어가 있다. 언제 채취하는지, 어디서 채취하는지에 따라서 너무 달라지니까 계약재배를 통해서 우리가 직접 원료를 관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이러한 점은 일반 바이오 회사와 다른 보람바이오 만의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공장이 없지만, 내년부터는 공장도 설립해서 보람바이오 만의 원료들을 독보적으로 활용해나가려 한다는 청사진을 소개했다.
지금까지는 천연물에서 추출한 원료를 다른 기업들이 활용해 제품화하고 이를 판매하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자체적으로 브랜드를 만들어서 B2B가 아닌 B2C 방식으로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보람바이오가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천연물 원료 연구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국내 지자체와의 협업 노력도 눈길을 끈다.
대표적으로 보람바이오는 충남도와의 업무협약(MOU)을 바탕으로 내포 신도시 쪽에 농생명 융복합 클러스터를 구축하기로 하고 1차 투자 계획을 도출해냈다.
추부깻잎으로 유명한 금산군에서도 자체적인 생산 노하우에 보람바이오의 연구력을 더하는 형태의 협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부사장은 “지자체에서도 단순히 예산 사과‧쪽파처럼 지역 특산물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능성 작물로 지자체 밸류를 높이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부분이 보람바이오와 잘 맞아 떨어지면서 지자체에서도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보람바이오 박미현 연구총괄부사장(CTO)은 보람그룹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날개를 달았다’고 표현했다.
상조 서비스 기업으로서 사망 이후의 조치에 집중해온 보람그룹이었지만, 이제는 ‘웰빙’에 초점을 맞추고 생애 전 주기를 아우르는 토탈 라이프케어 기업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이어지던 상황에서 성사된 보람바이오와의 만남은 양쪽에 윈윈(win-win)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람그룹으로서는 기존에 없던 바이오 업종 경쟁력을 갖추게 됐고, 보람바이오로서는 그룹의 든든한 지원 아래 B2B를 넘어 B2C까지 확장할 기회를 잡게 됐기 때문이다.
두뇌‧관절‧소화기‧순환건강 관련 증상개선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며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보람바이오와 보람그룹의 시너지가 앞으로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