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걸 한샘 사장, 40번째 저서 ‘신문명디자인’ 출간
[파이낸셜리뷰=신미애 기자] 종합인테리어 회사 한샘의 디자인최고책임자 권영걸 사장이 그의 40번째 저서, ‘신문명디자인’(공간서가)을 출간했다.
서울대 교수와 서울시 부시장을 지낸 권 사장은 ‘관-산-학’을 모두 경험한 보기 드문 경력의 소유자다. 디자인한국의 선구자로 불리기도 하며 소셜디자인 분야에서 이름이 높다.
‘신문명디자인’이라는 용어는 지난 2014년 개설한 ‘신문명디자인대학’을 통해, 그리고 2015년 개최된 ‘신문명디자인공모전’의 심사기준과 심사평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권 사장이 강조해온 키워드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이 키워드를 보다 종합적이며 깊이 있게 설명하는 한편 신문명의 새 시대를 열어갈 디자이너들의 행동강령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 인류 미래사회의 4대 과제로 ‘동서양 가치를 융합한 새로운 문명의 창조’,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디자인 사고의 전환’, ‘디지털 기술의 선용과 생활의 디자인혁명,’ ‘중국의 격변과 동아시아 양식의 창조’ 등을 꼽았다.
권 사장은 동양과 서양이 지금까지는 착취와 모방의 관계였으나 그 관계를 상생과 창조로 선회하지 않는다면 인류에게 더 나은 미래는 없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동서양 문명이 각자의 편성(偏性)을 극복하고 양자 간의 우성(優性) 인자를 찾아내 그들 간의 고도한 차원의 결합 방식을 만들어내는 것이 미래 디자인의 과제라고 제시한다.
이는 디자인이 문명의 기반 수단이라면 그 창조적 진화는 ‘동과 서를 넘어서는 디자인(Design beyond East and West)'을 통해 힘 있게 추동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그는 디자인이 자본의 가치만 좇고 마케팅 수단으로만 이용되는 관행을 통렬히 비판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엑스타시의 디자인을 중단하고 ‘가치의 디자인’으로, 무분별한 감각의 디자인에서 ‘본질의 디자인’으로, 현재를 위한 디자인에서 누대를 위한 ‘지속가능 디자인’으로, 기능과 효율 중심의 디자인에서 자연의 도(道)를 따르고 인간을 바르게 섬기는 ‘유기 디자인(Organic design)'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뿐만 아니라 권 사장은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는 서구의 기준을 관습적으로 좇아가는 무정견한 태도를 버리고, 인류가 갈망하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문명을 건설할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전한다.
이 외에도 외부에서 답을 찾을 게 아니라 선조들의 집적된 경험과 지혜, 자신의 역사와 문화에서 ‘맥락의 디자인’을 길어 올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인간적 유대를 회복하고 공동체를 재생하는 ‘관계의 디자인’을 모색하고, 요소환원적인 사고를 넘어 전일적인 시각에서 문제에 접근하는 ‘신문명디자인’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권 사장은 “디자인은 문명사적 대전환을 열어가는 결정적인 수단이자 방법”이라며 “현재의 낡은 문명을 대체할 새 문명의 길을 찾고, 문명의 형식을 결정하는 디자인의 새 원칙을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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