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국내 정유업계가 오는 2020년까지 바이오연료와 배터리 등에 총 3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정부도 정유업계의 사업고도화에 공감을 표하고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다만 정유업계는 비정유부문 사업 확대로 추진중인 나프타 크래커(NCC) 투자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26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김효석 석유협회장,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조경목 SK에너지 사장, 오스만 알감디 에쓰오일 대표,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롯데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이날 백 장관은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석유산업이 우리나라 에너지업계 맏형 격임을 강조했다.
백 장관은 “석유는 국내 최종에너지 소비의 50%를 차지하는 중요한 에너지원이며, 석유산업이 지난해 수출 350억달러와 매출 92조원을 달성하는 등 경제성장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상승하고 있는 유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주요 산유국의 감산, 북반구 이상한파 등으로 국제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이에 국내 휘발유 가격도 같이 상승하고 있다”며 “정부 역시도 유가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진 간담회에서 정유4사 대표들은 미래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세계적으로 탈석유시대에 대비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석유산업계도 포트폴리오 다각화, 석유제품 고부가가치화, 수출 경쟁력 강화 등의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같이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서는 바이오연료(바이오디젤, 바이오부탄올 등), 전기차용 배터리, 재생에너지 발전 등 에너지 신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정유와 석유화학 부문의 동반 상승 노력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아울러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설비투자 확대도 강조했다. 에쓰오일 등은 오는 2020년까지 약 3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는 중질유와 같은 중간제품을 휘발유, 경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고도화설비 비중이 25% 수준이다.
정유4사 대표들은 미국이나 유럽 수준으로 올려기 위해 지속적인 고도화 투자가 필요하며, 선박연료 황함량 기준 인상, 경유 품질기준 강화 등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탈황설비 투자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수출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데도 입을 모았다. 대표들은 중남미, 중동 등 다양한 국가들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통해 원유 수입선과 제품 수출선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정부가 메르코수르 등 중남미 지역과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고 있어 석유업계도 중남미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선제적으로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백 장관은 “석유산업은 향후 에너지전환 과정에서도 수급 안정을 위해 든든한 버팀목이 돼야 한다”며 “업계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주유소, 협력사 등과의 상생협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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