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줄곧 ‘프랑스 병’ 수술에 나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메스가 이번에는 프랑스 정치권을 겨눴다.
5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상·하원 의원수 30% 감축안 및 상·하원 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등의 3연임을 금지하는 등의 정치개혁 입법안을 발표했다.
이번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현재 577명인 하원의원 수는 404명으로, 348명인 상원의원은 244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아울러 인구 수가 9000명 이상인 지방자치단체장을 포함해 상·하원 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 전체가 3연임이 금지된다. 또 연례 예산안 통과까지 걸리는 국회 표결기간도 현행 70일에서 50일로 축소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2022년 총선부터는 하원 정원 15%를 비례대표로 선출한다. 프랑스 정부는 2022년 총선 전에 모든 정치 개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5월 취임 당시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정치가 비효율적 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번 개혁안 역시 그동안 공약으로 내세웠던 부분이다.
필리프 총리는 이날 “이번 개혁안은 의회의 효율성과 대표성, 책임성 측면에서 프랑스 의회와 정치의 혁신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법안 통과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상·하원 각각 의결 정족수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하원은 무난한 통과가 예상되지만, 상원 1당이 야당 중도우파 공화당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마크롱의 ‘개혁 독주’가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는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도 높아가고 있다. “개혁은 좋은데, 일방 통행 방식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정치컨설턴트 스테판 로제는 “대통령이 국민과 정치의 매개체인 의회의 역할을 해치면서까지 엘리제궁에 권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마크롱주의는 신(新) 보나파르트주의(나폴레옹식 독재정치)”라고 프랑스 현지 언론 르몽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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