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SOS, SOS!” 미국 서해안 로스앤젤레스를 향하던 현대상선 6800TEU급 컨테이너선 ‘현대 방콕호’에 긴급 무전이 타전되자, 노창원 선장을 비롯한 전체 선원들은 긴박하게 움직였다.
美 USCG(해양경비대)로부터 날아온 무전은 “미국인 2명이 탄 보트가 북북서 9마일 지점에서 표류중인데, 난파 직전이다”라는 내용이었다.
“船首를 북북서로 돌려라! Full Ahead!(전속력 항진!)”
바다엔 시속 28노트의 비바람이 몰아치고, 3m가 넘는 파고에 어둠까지 칠흑같이 내려있었다. 美 현지 시간으로 저녁 8시가 넘은 상황, 해안에서 160Km나 떨어진 망망대해.
현장에 도착한 ‘현대 방콕호’ 선원들은 인명구조용 보트를 수차례 내리려 했으나 거센 풍랑과 높은 파고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밧줄에 몸을 묶은 선원이 직접 Gangway(외벽계단)을 딛고 조난 보트에 접근했다.
20대와 30대, 2명의 미국인 조난자를 밧줄로 최종 구조완료한 시간은 현지시간 21시23분. “SOS”를 수신한 지 73분 만에 구조작전은 성공리에 끝났다.
13일 현대상선은 ‘현대 방콕호’가 美 서안에서 조난당한 미국 국적의 ‘ANNE(OCEAN ROW BOAT)호’를 노창원 선장을 비롯한 전 승무원이 합심해 ‘인명구조 매뉴얼’에 따라 침착하게 조난자 2명 모두를 안전하게 구조했으며 12일(현지시간 11일 오후 4시 25분) LA항에 도착, 美 해안경비대(USCG)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번 구조 활동으로 입항 일정이 다소 지연됐지만, 인도적 차원의 구조 활동으로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악천후 속에서 조난자를 모두 안전하게 구조할 수 있었던 것은 평소 정기적으로 수행해 온 비상대응훈련에 철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