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만으로도 주가 급락
일진머티리얼즈와 퓨쳐스티림네트웍스의 경우는 실제로 최대주주의 지분 처분이 이뤄진 가운데 주가가 하락해 그나마 투자자들로서는 눈에 보여 다행인 경우다. 대주주의 지분 매각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단지 증권가에 도는 ‘설’만으로 주가가 요동치는 경우도 빈번해 투자자들의 심기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지난 5월 8일 증시에서는 돌연 동양생명 매각 설이 불거지며 이날 하루 동안 주가가 5.68%급락하기도 했다. 당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동양생명 측은 “중국 정부의 위탁경영 계획상 최대주주의 모든 해외자산에 대한 분석 및 평가를 진행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중국정부가 안방보험의 자회사인 동양생명의 매각 주관사를 찾기 시작해 해외 자회사 처분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홍콩으로부터 흘러나오며 증권가에서는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였다. 이날 금융당국에서도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매물설은 홍콩 IB(투자은행) 업계에서 나온 루머로 파악하고 있다며 매각 추진에 대한 구체적인 보고를 받은 바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속담처럼 국내 증시에서는 대주주의 지분 처분이 가진 파괴력이 엄청난 셈이다.“대주주 지분 처분 전 공시 의무화해야” 지적도...
우리나라에서는 최대주주가 지분을 처분 결정을 내리거나 처분을 한 이후에 금융감독원 공시를 하는 제도를 택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경우에는 처분 전 주주들에게 미리 알리고 있다. 이는 소액주주들 보호에 만전을 기하기 위한 조치로, 국내에서도 이 같은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서는 대주주가 갑작스럽게 지분을 처분하는 사태가 빈번하지만 미국에서는 지분 1%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가 주식을 매각할 때 공시를 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할 때 사전에 공시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미국에서는 회사가 주식을 발행하는 것과 대주주가 기존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동일하게 보기 때문에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도 부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