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지난밤 한·미 FTA 개정 협상을 마무리 한 가운데 8월 국내 완성차 업계의 실적이 처참한 것으로 나타나 한숨이 짙어지는 모습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미국과의 FTA 개정 협상 결과가 국내 완성차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제외한 모든 회사 판매량 감소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공개한 8월 판매 실적 집계 결과, 현대자동차를 제외한 모든 회사의 판매가 감소했다. 1강4약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현대차는 8월 국내에서 5만8582대, 해외에서 32만5861대 등 총 38만4443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같은 달보다 판매량이 9.2% 증가했다.
기아자동차는 총 22만3648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한국GM은 지난달 총 2만3101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4.1% 판매가 급함하며 굴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르노삼성은 그나마 내수에서 13개월 만에 판매가 늘며 반등을 일궈냈지만, 해외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54.9%나 감소하면서 빛이 바랬다.
8월 휴가로 인해 공장을 2주가량 닫은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의 지난달 판매량은 앞선 7월(1만963대)의 절반 수준인 5625대로 추락했다.
7월에는 전년 대비 국내·해외 판매 모두 증가했던 쌍용자동차 역시 지난달에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국내에서는 렉스턴 스포츠의 판매가 전달보다 주춤하며 전체 판매가 7.8% 감소했고, 해외 판매 역시 티볼리가 부진하며 18.2%나 줄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8월에는 휴가기간이 맞물렸고 일부 기업에서는 임금단체협상(임단협)으로 인한 부분 파업으로 생산 감소가 판매 감소를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판매량 보며 한숨 짓는 업계...한미 FTA 개정협상에 촉각
국내 완성차 업계가 처참한 8월 판매량 감소에 한숨을 짓는 가운데 진행중인 한·미 FTA 개정 협상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분위기다.
다행히도 지난 3일 밤 발표된 한·미 FTA 개정 협상 결과와 관련, 국내 자동차 업계는 영향이 거의 없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CNBC 등 주외 외신 보도에 따르면 한·미 양국이 미국에 수출할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25% 관세 철폐 시기를 20년 연장해 오는 2041년 1월 철폐하기 했다.
아울러 이번 개정 협상에서 미국산 자동차는 한국 안전기준에 미달해도 미국 기준만 맞추면 업체별로 연간 5만대까지 한국에 수출할 수 있게 됐다. 현재까지는 2만5000대 까지만 허용돼 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수입된 미국산 자동차 대수는 5만대이며, 이는 전체 국내 자동차 판매의 1.3%에 불과하다. 안전기준 면제차량 대수, 환경기준 등이 미국산 자동차 판매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는 향후 논의될 예정인 미국의 자동차 수입관세 협상이 더 중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수입자동차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할지 여부를 오는 2019년 2월까지 조사할 예정이며, 결과에 따라서 25%의 고율 관세 부과가 가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의 픽업트럭이 향후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해도 대형 픽업트럭을 굳이 국내 공장에서 생산, 미국으로 수출해 팔지는 않을 것”이라며 “관세 철폐 시기 연장은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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