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카페베네가 지난 1월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한 이후, 9개월 만에 법원의 회생 절차에서 벗어났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회생채권의 30%는 출자전환, 70%는 현금 변제하는 내용의 회생 계획안을 만들어 채권자 등의 동의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동부건설도 지난 10일 동아건설산업, 케이지이니시스에 각각 7주 6112주를 배정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발행가액은 주당 5000원이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오는 11월 2일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이번 출자전환은 회생담보권 및 회생채권을 출자 전환해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변경회생계획 인가 시 채권금액 미확정 채권자 중 2018년 3분기에 채권금액이 확정된 채권자가 그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출자전환은 회생절차에 들어간 기업들이 해당 절차에서 탈출하는데 종종 유용한 도구로 사용되며 순기능 역할을 한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출자전환’에 대한 의미와 혹시나 역기능은 없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출자전환’은 무엇인가
출자전환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금융기관이 기업에 대출한 돈을 회수하는 대신 그 기업의 주식을 취득하는 부채조정 방식이다. 은행부채가 너무 많아 재무상태가 취약한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와 관련 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함으로써 은행은 해당 기업의 주주가 된다. 출자전환을 하면 자금난에 빠진 기업은 재무구조를 개선해 경영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고, 금융기관은 부실채권이 발생하는 것을 막고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금융기관은 기업을 정상화한 후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을 취득하거나 주식을 다른 곳에 매각해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관리체제에 들어간 이후 대우그룹의 주력사를 비롯해 많은 기업들이 출자전환을 통해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수출입은행으로 본 출자전환의 역기능
출자전환이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출자전환 진행 이후 기업이 재무구조를 개선하지 못하고 도산하면 금융기관은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는 역기능도 엄연히 존재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이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수은의 출자회사는 총 79곳이다. 장부가액은 8조19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수은의 전체 자본금(15조원)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수은이 출자전환 방식으로 지분을 소유한 곳은 47곳이지만 이들 기업의 경영상태는 참사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은이 47개 기업에 진행한 대출금 출자전환 규모는 2조2796억원이다. 하지만 올해 9월 말 기준 장부가액은 출자전환 규모 대비 3.2%인 725억원에 불과하다. 출자전환 금액의 대부분인 2조2000억원 가량을 손실처리 한 셈이다.
현재 수은의 ’출자회사 관리위원회‘에서 관리대상으로 지정한 기업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하나 뿐이다.
나머지 기업들이 자본잠식,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관리 회사로 지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 수은은 “내부규정에 따라 관리대상 범위를 의결권 있는 주식 보유비중 30% 이상 기업에 한정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수은 ’출자회사 관리규정‘에 따르면 경영관리가 필요하다고 은행장이 인정하는 경우에는 보유 주식 비중과 무관하게 관리회사로 지정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수은이 진정으로 출자회사를 관리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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