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화웨이 세계대전(大戰), 우리에게는 ‘기회’가 되나
[국제리뷰] 화웨이 세계대전(大戰), 우리에게는 ‘기회’가 되나
  • 이성민 기자
  • 승인 2019.05.24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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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화웨이 제재에 동맹국 동참 요구
급성장 화웨이, 미국의 제재로 날개 꺾이나
우리에게 기회이자 잃어버릴 수도 있어
사진제공=연합뉴스
사진제공=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중국 최대 통신 네트워크 회사 화웨이가 국제사회에서 상당한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이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미국 우방국들을 대상으로 화웨이와의 거래제한 조치에 동참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영국의 세계적 반도체 설계업체인 ARM이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와 거래 중단을 결정하는 등 곳곳에서는 이른바 ‘화웨이 세계대전(大戰)’이 벌어졌다.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연합국과 중국과의 전쟁에서 한반도는 과연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차·2차 세계대전에 이어 화웨이 3차 세계대전 발발

화웨이 거래 중단을 세간에서는 3차 세계대전이라고 부르고 있다. 1차와 2차 세계대전은 ‘총칼’ 등 무력을 동원한 전쟁이었다면 3차 세계대전은 그야말로 무역 전쟁이다. 미국은 미중 무역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이제는 동맹국들에게 화웨이와의 거래제한 조치를 동참을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이 화웨이에 거래제한 조치를 내린 이유는 국가안보 때문이라는 것이 명분이다. 화웨이는 중국 최대 통신 장비 공급 업체다. 1988년 창립한 후 통신 장비를 공급하면서 급부상했고, 중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 시장에도 뛰어들면서 지난해 애플을 제치고 2위에 오르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화웨이가 미국에게 밉보여진 이유는 화웨이의 추격이 가파르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중국의 IT 상징이기도 하고 세계 2위 스마트폰 점유율을 보유하며, 각종 통신장비들을 대량 생산한다. 미국으로서는 화웨이를 고립시키지 않으면 중국의 IT 산업이 바짝 추격해서 미국을 덮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화웨이가 국가 안보 차원에서 매우 위험하긴 하지만 여전히 중국과의 무역협정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유화책을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화웨이 제재에 따른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화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미국 행정관료들은 여전히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면서 동맹국들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고민에 빠지는 우리 정부와 기업

이에 대해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통신 관련 사업에는 화웨이 제품이 들어가지 않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우리에게는 잃어버리는 것도 있는 반면 얻는 것도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이 중국 IT 산업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힌다는 것은 중국 IT 기업의 기세를 꺾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화웨이를 시작으로 샤오미, 오포 등 다른 기업 역시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화웨이는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이 2억대를 넘어서 애플을 꺾고 2위로 올라왔을 뿐만 아니라 1위인 삼성전자와 격차를 좁히고 있다. 그런데 미국이 화웨이에 제재를 가함으로써 스마트폰 판매가 한층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우리나라 스마트폰 업계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는 불확실한 측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가 ‘모바일 시장’은 물론 통신장비 분야에 독보적인 상황인데 삼성전자의 경우 가장 큰 고객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이는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우리나라 통신업계 역시 고민에 빠져 있다. 특히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는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화웨이 제재에 우리나라가 동참을 하게 된다면 제2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정부 시절 사드 배치로 인해 틀어진 한중 관계를 문재인 정부 들어서 겨우 회복한 상태인데 화웨이 제재에 우리나라가 동참을 하게 된다면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 세계대전은 우리에게 기회이자 실패일 수도 있다.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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