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경술국치...식민지근대화론, 속지주의 vs 속인주의
[기자수첩] 경술국치...식민지근대화론, 속지주의 vs 속인주의
  • 윤인주 기자
  • 승인 2019.08.29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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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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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8월 29일은 경술국치이다. 일제에게 나라의 국권을 빼앗긴 날이다. 따라서 일제의 만행을 우리는 계속 되새겨야 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식민지근대화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부 학자들이 극단적인 주장을 하면서 일본제국주의가 우리나라를 발전시켜줬다는 논리다. 잊을만하면 식민지근대화론이 다시 제기되면서 친일 논란이 뜨거워지는 것은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객관적인 경제수치를 들이밀면서 우리나라 경제성장이 이정도 이뤄졌으니 일제가 우리나라를 경제발전 시켜줬다는 논리를 펼친다. 이들의 논리는 조선 후기 사회는 생산력의 붕괴로 인해 우리 스스로 경제발전을 이룰 수 없었고, 이에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으로부터 근대적인 여러 제도가 도입되는 것은 물론 선진 자본이 대거 투입되면서 조선이 빠르게 개발됐으며 이로 인해 조선인의 생활수준도 향상됐다는 논리다. 실제로 일제강점기 자료들을 살펴보면 식민지 조선에서 괄목한 개발이 이뤄졌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논리는 ‘속인주의’에 기하는 것이 아니라 ‘속지주의’에 기한다. 그들이 개발한 것은 ‘조선땅’이지 식민지 하에서의 ‘조선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가 살펴봐야 할 것은 일제강점기 당시 소득의 불평등이다. 소득의 불평등은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다. 일본인이 맹렬한 속도로 조선의 토지를 장악했으며 광공업 자산의 90% 이상이 일본인들이 소유했다. 따라서 조선땅을 개발하게 되면 그 수익은 ‘우리나라 국민’이 아닌 ‘일본인’이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하는 인물들은 ‘속지주의’에 근거해서 우리 땅을 일본이 개발해줬으니 우리에게 좋은 것 아니냐고 주장하는데 그것은 ‘속인주의’를 간과했다. 우리 국민은 일제강점기 하에서 노예보다 못한 생활을 했다는 점을 간관한 것이다. 이는 식민지근대화론이 얼마나 허상인 것인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조선 땅에서 일본의, 일본인에 의한 일본인을 위한 개발이 어찌 우리에게 근대화를 가져왔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식민지근대화론은 마치 대기업의 낙수효과를 보는 듯하다. 대기업이 성장함으로써 우리 경제가 살아났다는 식의 논리다. 대기업이 성장하는 것과 우리 서민들의 경제가 나아자는 것은 다른 개념이다. 대기업의 성장으로 인해 소득불균형이 발생하는 점을 간과한 결과다. 이는 마치 테이블 밑에서 비스킷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애완견’과 같은 것이다.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하는 이들이 바라봐야 할 것은 ‘속지주의’가 아니라 ‘속인주의’다. 일제강점기 때 우리 국민이 얼마나 일제의 착취 속에서 살아가야 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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