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트럼프 손에 들어간 홍콩인권법, 미중무역 갈등은
[국제리뷰] 트럼프 손에 들어간 홍콩인권법, 미중무역 갈등은
  • 남인영 기자
  • 승인 2019.11.22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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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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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인권법 서명을 앞두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이번 서명이 미중 무역갈등의 새로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중국이 홍콩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는 이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인권법에 서명한다는 것은 사실상 중국을 자극하는 일이 되기 때문에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美 정가, 트럼프 곧 서명할 것

홍콩인권법을 발의한 마크로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이해대로라면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할 것”이라며 그 가능성을 더욱 높혔다. 중국에 대한 내정간섭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미국의 공공정책 문제라면서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서 재선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홍콩인권법을 거부할 경우 자국의 정치적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인권법 서명을 거부할 경우 팍스 아메리카나의 자부심을 갖고 있는 미국민으로서의 자존심을 짓밟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인권법에 서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미국 정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2일 전까지 상·하원을 통과한 홍콩인권법에 서명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만약 홍콩인권법에 서명이 된다면 미국 의회는 대중국 규제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홍콩인권법이 통과가 되면 신장 위구르 등을 비롯한 중국과 관련된 민감한 법안이 미국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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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갈등은 더욱 증폭될 수도

문제는 미국 정가는 ‘내정간섭’이 아니며 미국의 공공정책이라고 규정했지만 중국의 생각은 다르다는 점이다. 홍콩인권법을 서명했다는 것은 중국에 대한 내정간섭으로 중국은 간주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중국은 홍콩에 대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이 시점에서 미국이 홍콩인권법을 처리했다는 것은 사실상 중국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판단하게 된다. 이는 미중 무역갈등을 더욱 증폭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당시 주중 미국 대사를 지낸 맥스 보커스 전 대사는 “이 법안은 미중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미중) 관계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정치권은 물론 경제계에서도 서명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고, 그로 인해 미중 무역갈등은 더욱 증폭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미 시장에는 법안 서명에 따른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이 반영되면서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또한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수도 있다는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내년도 글로벌 경제는 더욱 불확실해지고

이에 내년도 글로벌 경제는 더욱 불확실해지고 있다. 이미 우리 정부는 내년도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예고하면서 513조원의 슈퍼 예산을 편성했고, 국회에서 심사 중에 있다. 미중 무역갈등이 내년까지 장기화의 국면에 접어들면서 민간 주도의 경제성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정부주도 성장을 위해 슈퍼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 예산에는 홍콩인권법 서명에 따른 후폭풍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이런 이유로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 원안 그대로 통과가 된다고 해도 또 다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벌써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그만큼 이번 사안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여 놓았다는 평가다. 내년도 우리 경제는 더욱 먹구름이 드리워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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