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유통업계, 자율포장대 운영 중단
환경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내년 1월1일부터 자율포장대 운영을 중단한다. 이는 지난 8월 환경부와 농협하나로유통,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4개사가 체결한 장바구니 사용 활성화 점포 운영 자발적 협약에 따른 것이다. 대형마트들은 앞서 2016년 제주도에서 대형마트 4곳과 중형마트 6곳에서 종이상자 등을 치운 결과 장바구니 사용이 자리 잡았던 사례를 참조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3개 사에서 연간 사용되는 포장용 테이프와 끈이 658t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암구장(9126㎡) 857개를 덮을 수 있다. 자율포장대를 없애는 대신 롯데마트는 7ℓ 장바구니와 46ℓ 장바구니를 각각 500원과 3000원에 판매할 예정이며, 홈플러스는 기존 43.7ℓ 장바구니보다 30% 용량을 늘린 56ℓ 대형 장바구니를 대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마트는 자율포장대 운영 중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환경부와 종이상자 사용과 관련해 협의가 진행 중인 만큼 추후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판단이다.일부 소비자들의 불만은 쌓이고
자율포장대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 일부 소비자들은 환영의 뜻을 보냈다. 환경보호라는 취지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자율포장대에 종이상자와 테이프 등이 비치돼 있어서 물건을 종이상자 안에 포장한 후 테이프와 플라스틱 끈 등으로 묶는다. 종이상자를 묶기 위한 테이프와 플라스틱 끈을 사용하는 것이 문제가 되면서 환경보호를 위해 테이프와 플라스틱 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율포장대 운영을 중지한다는 것이다. 서울시 동대문구에 사는 주부 백모씨(36)는 “자율포장대에서 플라스틱 끈과 테이프로 종이상자를 묶는 모습을 보고, 지구를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자율포장대 운영을 중지한다는 소식에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기뻐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자율포장대 운영이 사라지면서 대형마트를 방문하지 않고 홈쇼핑을 이용하는 또 다른 사례가 발생했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에 사는 주부 이모씨(34)는 “물론 환경보호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자율포장대를 없앨 경우 대형마트에 장바구니 없이 쇼핑을 할 경우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렇게 되면 대형마트를 방문하지 않게 되면서 홈쇼핑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요즘 휴대폰으로 쇼핑을 하는 세상에 대형마트가 불편을 초래하게 된다면 대형마트를 방문하고 싶겠냐”고 따졌다. 자율포장대에서 테이프와 플라스틱 끈으로 포장을 하는 것을 두고 환경오염을 따지는 것은 너무 과도하다는 것이다. 차라리 자율포장대에서 테이프와 플라스틱 끈을 없애고 자연환경을 생각하는 그런 끈 등을 비치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는 마치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우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대형마트에서 자율포장대가 사라지게 되면 결국 홈쇼핑 등으로 소비자들이 몰리게 되는데 인터넷 쇼핑에서는 재활용 종이 박스 대신 일회용 박스 등으로 물건을 담는다. 따라서 환경오염이 오히려 더 증폭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몰의 종이박스 등에 대한 규제는 하지 않고 대형마트 자율포장대만 규제하게 된다면 오히려 환경오염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는 탁상행정이다”고 지적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