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스로 출근하게 된 윤종원
지난 27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은성수 금융위원장, 윤 행장과 기업은행 노조 집행부는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만나 윤 행장의 출근에 대해 논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당정과 노조는 낙하산 인사 근절 등의 합의를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낙하산 근절방안 마련과 함께 임원 임명 절차 개선, 임금체계 개편 금지, 자회사 구조조정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기업은행 신임 은행장과 관련한 노사 갈등이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설 연휴 마지막 날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합의안을 마련하고 업무를 정상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소통에 지적이 있었다. 해당 지적에 대해 민주당을 대표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전했다”고 강조했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요구해 온 낙하산 인사 근절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또 다른 불씨는 남아
윤 행장이 29일부터 정상출근을 하게 됐지만 아직까지 해결된 부분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또 다른 불씨는 타오를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것은 바로 구조조정에 대한 이야기다. 이날 구조조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고 알려졌지만 합의 등이 이뤄졌다는 점은 알려진 바가 없다. 노조가 낙하산 인사 반대를 외치면서 출근 저지 투쟁을 해왔지만 일각에서는 부실자회사 구조조정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는 소문도 있다. 윤 행장은 ‘소통을 통한 조직문화’를 바꿔야 한다면서 혁신 금융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결국 구조조정을 이야기한 것 아니냐는 것과 노조가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는 것이 구조조정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았었다. 실제로 지난 14일 노조는 ‘2020 IBK 혁신을 위한 대토론회’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노조는 낙하산 인사 근절을 꺼내들었다. 반면 같은 날 윤 행장은 경영 현안 점검회의를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격의 없는 소통을 통한 조직 문화 혁신, 혁신 금융 등을 주문하며 ‘혁신 추진 태스크포스’ 신설을 주문했다. 이처럼 윤 행장과 노조가 기업은행 혁신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지면서 출근 저지 투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금융권에서의 판단이다. 실제로 IBK기업은행은 IBK캐피탈, IBK투자증권, IBK저축은행, IBK연금보험, IBK자산운용과 해외법인 등의 비상장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이들 자회사들의 실적이 부진하면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가 파다하게 번졌다.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당기순이익 1조36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조4603억원 보다 무려 6.3%나 감소한 실적이다. 지난해 3분기 순이자마진(NIM)도 지난해 2분기 대비 0.08%포인트 하락한 1.81%를 기록했다. 다만 IBK기업은행만의 실적을 볼 대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2204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2450억원보다 2.0% 감소하는데 그쳤다. 즉, 자회사들이 실적 부진의 원인이 되면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나온다. 따라서 윤 행장의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노조가 반발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