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묵적 사업 구도 무너지고 새로운 경쟁 체제 등장
이날 협업 논의를 두고 그동안 암묵적인 사업 구도가 무너지고 새로운 경쟁 체제가 등장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삼성과 현대차는 서로의 영역에 대한 침범을 하지 않으면서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 이뤄지면서 이제 암묵적 사업 구도는 무너지고 새로운 경쟁 체제의 등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세계 1위 전자업체인 삼성과 세계 완성차 5위인 현대차가 각각 장점을 앞세워 미래차로 급성장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전세계가 내연기관에 의존한 자동차 산업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전기차 시장으로 돌아서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과 현대차가 협업을 통해 선제적으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너 3세대 체제에서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합리적인 협업 사례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더욱이 이병철 삼성 회장과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이건희 회장과 정몽구 회장의 만남도 드문 상황에서 3세대가 협업을 위해 만남을 가졌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이날 정 부회장이 찾은 삼성SDI 천안사업장은 소형 배터리와 전기차용 배터리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공장이다. 이들의 만남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또 다른 협업의 방향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로 인해 많은 재계 총수들이 협업 시스템으로 가기 위한 만남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예정이며, 이 중 절반이 넘는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글로벌 전기차 전문 매체인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분기 총 2만4116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해, 테슬라(8만8400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3만9355대), 폭스바겐그룹(3만3846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삼성 역시 전기차 배터리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지난 3월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1회 충전에 800㎞ 주행과 1000회 이상 배터리 재충전이 가능한 전고체전지 연구결과를 게재해 주목받았다. 또 삼성SDI는 올 1분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사용량 기준)을 6.0%로 끌어올리며, LG화학(27.1%), 파나소닉(25.7%), CALT(17.4%)에 이어 4위에 올랐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