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 중단했던 제소절차 재개
지난해 7월 일본은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포괄허가를 개별허가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수출을 규제했다. 또한 8월에는 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하면서 일본산 제품의 불매운동 바람이 전국을 강타하기도 했다. 일본이 수출규제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양국 간 정책 대화가 일정 기간 열리지 않아 신뢰 관계가 훼손된 점, 재래식 무기에 전용될 수 있는 물자 수출을 제한하기 위한 ‘캐치올 규제(무기로 전용 가능한 물자의 수출 제한)’가 미비한 점, 수출심사·관리 인원 부족 등을 들었다. 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배상 대법원 판결에 대한 반발이라는 것이 우리의 시각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세 가지 사유를 모두 개선한 만큼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원상 복귀하라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일본은 원론적인 답변만 했을 뿐이지 수출규제 조치의 원상복귀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재개된 원인 중 하나는 ‘사무총장 선거’
그동안 중지됐던 제소 절차를 재개한 이유 중 하나는 WTO 사무총장 선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제소국인 우리나라가 WTO에 1심 재판부인 패널 설치를 요청하면 절차가 다시 시작되고 1심 판정까지 통상 2년이 걸린다. 양국이 패널 보고서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WTO 최종결정기구인 상소기구가 최종 결정을 내린다. 그런데 오는 8월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이 사퇴를 하기로 함에 따라 WTO 사무총장의 선거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사무총장 선거에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후보로 내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가적 위상이 워낙 커졌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우리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미국이 중국을 중시하는 WTO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면서 그에 따라 다자주의를 옹호하는 메시지를 우리 후보가 내보낸다면 그에 따라 당선될 것으로 예측된다. 만약 WTO 사무총장으로 우리 후보가 당선된다면 WTO 제소 절차 재개에 대해 일본으로서는 상당한 압박이 될 수 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