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비건 “남북협력 지지”...한미워킹그룹의 운명은
[국제리뷰] 비건 “남북협력 지지”...한미워킹그룹의 운명은
  • 남인영 기자
  • 승인 2020.07.08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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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함께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함께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8일 방한한 일성으로 미국은 남북 협력을 강력 지지하며 남북협력이 한반도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비건 부장관은 이날 서울 오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 부대표 협의를 마친 후 약식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또한 이번 방한에서 북한의 방문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언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별 메시지는 없다는 점을 알려왔다.
그와 동시에 북한이 자신을 상대할 파트너를 정하면 언제든지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미워킹그룹의 변화 예고

이날 남북 협력을 미국이 강력 지지한다면서 남북 협력이 한반도의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 것은 한미워킹그룹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워킹그룹에 대한 국내의 비판적 여론과 북한의 반발에 대해 이날 비건 부대표가 변화를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 협상을 원활히 하기 위해 만들어진 실무협의체인 한미워킹그룹이 오히려 남북 교류에 걸림돌이 됐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국내에서는 한미워킹그룹의 해체까지 언급될 정도였다. 북한은 연일 한미워킹그룹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런 이유로 비건 부대표의 방한으로 한미워킹그룹의 변화가 예고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한미워킹그룹에 대한 창의적 사고방식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그런데 비건 부대표가 남북 협력을 미국이 강력 지지한다고 밝힘으로써 한미워킹그룹을 통한 남북 교류가 아닌 직접 교류를 용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 충분하다.

북미정상회담 원한다

이날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과 마주앉을 필요가 없다”는 반응에 대해서는 “한 가지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면서 “북한으로부터 나와 회담할 준비가 돼있지 않다는 담화를 봤는데, 이것은 좀 이상하다. 왜냐하면 나는 북한 방문을 제안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으로부터 지시를 받는 사람이 아니며, 마찬가지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부터도 지시를 받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또한 “내가 방침을 정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년 간 수차례 만남에서 이뤄낸 결과에서 비롯될 뿐”이라고 밝혔다. 존 볼턴 전 보좌관을 언급함으로써 자신은 백악관의 매파와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미정상회담은 원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북한에서 자신(비건 부대표)를 상대할 파트너를 정하면 북미대화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느 점을 강조했다. 이는 직접적인 표현은 아니지만 연내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를 바란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으로 한반도의 변화는

비건 부대표가 남북 협력을 강조함으로써 이제 남은 것은 우리 정부의 움직임과 북한의 반응이다. 지금까지 북한은 계속해서 우리 정부와 마주앉고 싶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최근 외교안보라인을 교체하는 등 남북 대화에 보다 적극적인 열의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북한이 무조건 거부를 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특히 남북 협력의 미국 지지를 끌어낸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이제는 보다 구체적인 남북 교류 사업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무조건 거부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으로서도 대화 테이블에 나갈 시점에 대한 저울질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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