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SK-LG 배터리 소송, 극적 합의로
[산업리뷰] SK-LG 배터리 소송, 극적 합의로
  • 채혜린 기자
  • 승인 2021.04.12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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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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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진흙탕 소송전이었던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분쟁이 극적으로 합의를 도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을 코앞에 두고 배터리 분쟁에 대한 전격 합의가 이뤄지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는 일단 한숨을 돌린 모습이다. 이번 합의를 통해 가장 수혜를 받은 사람은 역시 바이든 대통령이다. 일자리와 자동차 산업 모두를 챙기게 됐다는 평가다.

2조원에 극적 합의

SK이노베이션은 현재 가치 기준 2조원(현금 1조원, 로열티 1조원)을 LG에너지솔루션에 지급하기로 했다. 또한 양사는 국내외 쟁송을 모두 취하하고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 11일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공동 입장문을 통해 한미 양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건전한 경쟁과 우호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배터리 공급망 강화 및 이를 통한 친환경 정책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서울에 있는 김종현 사장과 미국에 체류 중인 김준 사장이 화상회의를 통해 전격ㅈ거으로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는 미국 행정부가 어느 한편을 들어줄 수 없기 때문에 양사에 적극적으로 합의를 이끌어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3년간 소송은 일단락

소송의 시작은 2019년 4월 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2월 10일 ITC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최종 판결을 내렸다. ITC는 SK이노베이션에 배터리 부품·소재에 대한 10년 동안 미국 내 수입금지 명령을 내렸다. ITC 최종판결을 뒤집는 방법은 양사가 합의를 해야 하는데 LG는 배상금 3조원을 요구했고, SK는 1조원 수준을 제시하면서 갈등이 증폭됐고, SK는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LG는 거부권 행사를 하면 안된다고 설득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바이든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

일자리·차산업 모두 지켜

왜냐하면 SK는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는데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현지 주민 2600여명의 고용이 약속된 친환경 일자리가 달린 문제이다. 조지아주는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정치적 고향이나 마찬가지다. 바이든 대통령은 조지아주를 바탕으로 정치적으로 급부상하면서 대통령에 오를 수 있었다. 따라서 거부권을 행사를 하지 않을 경우 SK는 조지아주에서 사업을 철수해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곤란한 상황이 전개된다. 거꾸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분쟁을 하는 원인 중 하나가 지식재산권 보호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율배반이 된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거부권 행사를 앞두고 있었는데 양사가 11일(현지시간) 극적으로 합의를 한 것이다. 이로써 바이든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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