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국 견제에 맞서서 백신 외교로
지난 20일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코로나19 관련 세션에서 시노백과 캔시노 등 중국 백신 생산업체 관계자들은 세계적으로 백신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나로로 백신 기술을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략 10개국에 대한 기술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멕시코, 파키스탄 등 일부 국가에 기술 이전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적으로 백신 공급이 부족한 사태는 미국이라고 중국은 지목했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0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미국이 현재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백신 생산국이지만 수출한 백신은 매우 적다면서 면역 격차가 커지는 것은 전 인류의 이익을 해치는 것이고, 많은 개발도상국이 힘들게 버티고 있는데 미국이 자신만 챙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개발도상국 국민도 백신을 맞을 수 있게 하고 감염병 대처 능력이 약한 국가에 도움을 주는 게 공정한 정의”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백신의 공정한 분배와 사용을 위해 미국이 국제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백신 외교 통해 대중국 견제 족쇄 해제 시도
이처럼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기술 이전을 꺼내들면서 미국을 비난하고 나선 것은 백신 외교를 통해 자국의 입지를 전세계에서 더욱 강화해서 미국의 대중국 견제 족쇄를 풀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미국이 백신 생산량은 전세계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해외로 수출되는 분량은 적다. 자국민 우선주의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전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이 불균형이 이뤄지면서 백신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이 혈전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면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쟁탈전이 발생했다. 미국이 생산을 담당하는 가운데 미국이 RNA 기술 이전에 대해 뜨뜨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면서 전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은 이를 계기로 미국이 백신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난을 하면서 중국이 마치 코로나19 백신의 수호천사인 것처럼 자청하고 나선 것이다. 이것이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중국 백신의 안전성과 신뢰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즉, 전세계적으로 중국의 백신이 맞아도 안심할 수 있고, 그리고 효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오푸 중국 질병통제센터 소장은 10일 청두에서 개최된 한 세미나에서 “현재의 백신 효능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즉, 자국의 백신 효능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개발도상국에 기술을 이전한다고 해도 그 기술이전은 결국 소용 없는 기술 이전이 되는 것이다. 이는 기술이전 생색을 내서 국제사회의 여론을 전환시키려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여론이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