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정순길 기자] 정부의 11·3 대책 발표 이후 서울의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 등 강남권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는 분위기다. 아파트 매매와 분양권 거래량은 급감했고, 매매가도 일제히 하락세로 전환됐다.
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13일 기준 강남 4구의 하루 평균 아파트 매매거래는 83.3건(총 1083건)으로 102.9건(총 3190건)이 거래된 지난달보다 19%(19.6건) 감소했다.
이 수치는 서울 전체(-14.1%)보다 감소 폭이 4.9%p 큰 기록이다. 이는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 연장과 1순위·재당첨 제한 강화 등이 모두 적용된 강남 4구의 매매심리 위축세가 더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4구 가운데 특히 서초구의 하락 폭이 컸다. 서초구는 같은 기간 하루 평균 거래량이 19.4건에서 13.5건으로 30.2%(5.2건) 급감했다. 이어 강동은 -19.7%, 송파는 -18.3%, 강남 -10.4% 등 순으로 나타났다. 강남 4구 중 강남을 제외한 3곳이 평균 이상의 감소 폭을 보인 것이다.
거래량 급감에 가격도 일제히 하락세로 전환됐다. 한국감정원의 지난 7일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서초 -0.03%, 강남 -0.02%, 송파 -0.01%, 강동 -0.01%였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독 강남 4구만 하락세를 보였다.
이와 함께 분양권 거래도 한가해졌다. 강남 4구의 분양권 전매는 지난 3일 이후 입주자 모집공고를 한 단지부터 적용되지만 전반적인 분양권 매수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강남 4구의 이달 하루 평균 분양권 거래량은 3.7건으로 전달 5.7건보다 35.0%(2건) 감소했다. 이 가운데 서초구의 거래량 감소폭이 -69.2%로 가장 컸다. 이어 강동(-48.9%), 송파(-43.6%)도 거래가 많이 줄었다.
강남구는 지난달 12일 전매제한이 풀린 개포 래미안블레스티지 영향에 강남 4구 중 유일하게 전매 건수가 1.1건에서 1.5건으로 증가했다. 다만 현재 분양권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11·3 대책 이전 체결된 계약이 신고된 영향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지난 3월 개포2단지(래미안블레스티지) 분양 성공 이후 5월부터 가격이 상당히 오른 상황이기 때문에 추격 매수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규제 직격탄을 맞으면서 급격히 심리가 위축됐다”며 “여기에 정치 불안과 경기 침체 여파까지 겹치면서 이 같은 분위기는 적어도 연말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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