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높은 생리용품 가격, 독과점 구조 깨부술 수 있나
[산업리뷰] 높은 생리용품 가격, 독과점 구조 깨부술 수 있나
  • 채혜린 기자
  • 승인 2021.07.29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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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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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우리나라 생리용품시장은 독과점 체제이기 때문에 상위 3개 기업이 전체 시장의 7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른 생리용품 가격이 턱없이 비싸면서 생리용품을 구입할 수 없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생리용품을 구입하는 것에 대해 꺼려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생리용품 시장의 독과점을 깨부셔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코로나19 이후 꺼려

서울시 청소년 월경용품보편지급 운동본부가 실시한 ‘코로나19 이후 청소년 월경용품 사용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청소년의 47.8%가 코로나19 이후 월경용품 구입 비용이 늘어났다고 응답했다. 7또한 4.7%가 비용이 부담되어 월경용품 구입을 망설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은 생리용품이 턱없이 높은 가격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경제적 소외를 겪고 있는 사람들의 생리용품 구입이 꺼려지는 것이다. 서울시청소년월경용품 보편지급 운동본부가 지난 월경의 날(5월 28일)을 맞아, 만 11~24세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다수인 98%가 월경용품 가격이 비싸다고 답했고, 12%는 사용 개수를 줄이고자 휴지나 수건으로 대체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식품의약처의 ‘여성생리용품 사용실태’ 조사 결과(2017)에 따르면, 응답자 여성의 88%가 가격에 불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경제적 취약계층이나 청소년들의 경우에 생리용품의 높은 가격으로 인한 부담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다.

상위 3개 기업 전체 시장 75%

생리용품이 턱없이 높은 가격을 보인 것에 대해 장혜영 의원은 시장점유율 상위 3개 기업이 전체 시장의 75%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독과점 구조라고 분석했다. 또한, 식품의약처에 따르면 월경용품의 국내 생산 규모는 2020년 기준으로 약 2천5백억원인데, 수입규모는 약 2천4백만달러(약 277억원)로 11%에 불과하다. 일반적인 제조업의 내수시장 대비 수입 비중(2019)이 27%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월경용품 시장은 국내 생산 업체가 전체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셈이다. 즉, 이렇게 국내 업체 위주의 독과점 시장구조는 월경용품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1위 사업자의 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3개 이하 사업자의 점유율 합계가 75% 이상이면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추정한다. 즉, 이미 생리용품 시장은 독과점 시장이라는 것이 공정거래법에 적시된 셈이다.

가격 안정화 위해 수입 용품 부가세 면세

이에 장혜영 의원은 수입 월경용품의 부가세도 함께 면세하여 국내 생리용품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는 취지의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통해 ‘생리(월경) 처리 위생용품’을 영세율 적용대상으로 규정하는 한편 이를 위해 기존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에서는 삭제하고 또한 부가가치세법 개정을 통해 '월경 처리 위생용품의 수입'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도록 했다. 이는 국내 업체의 생산가격을 인하하도록 유도하고 수입업체의 부가세까지 면세, 독과점 구조인 국내 생리용품시장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취지다. 장 의원은 “월경용품 가격 안정화법이 우리나라 월경용품 시장의 독과점 구조를 개선하고 가격을 안정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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