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Hi스토리] ‘메로나’ 신화 빙그레, 4분기 실적 개선 ‘기대’
[기업Hi스토리] ‘메로나’ 신화 빙그레, 4분기 실적 개선 ‘기대’
  • 이석원 기자
  • 승인 2021.11.22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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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이석원 기자] 올해 3분기 제과 및 빙과류 업계가 일제히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용 인상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4분기부터는 가격 인상분이 반영돼 실적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2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빙그레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한 184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달부터 진행되는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코로나)’ 전환으로 학원, 학교 근처 냉장 제품 판매 증가를 기대할 수 있어 4분기 실적 전망은 밝다.
이에 더해 하반기 원유가격 상승으로 단행했던 가격 인상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한 빙그레는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일부 원재료를 공동으로 구매하고, 약화된 해태아이스크림의 국내 영업망을 개선하는 데 빙그레의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또한 업무 편의를 위해 IT시스템을 통일하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으며, 빙그레는 빙그레의 ‘슈퍼콘’과 해태아이스크림의 ‘마루’ 시리즈의 공동모델로 아이돌그룹 오마이걸을 선정해 마케팅을 추진함으로써 비용도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이 지닌 브랜드 경쟁력과 빙그레의 해외영업망을 활용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통한 시너지효과를 내기 위해 원재료 공동 구매, 생산 설비 및 물류 체계 공유 등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늘리면서 장기적 관점에서는 해외사업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빙그레는 이미 수년 전부터 국내 빙과 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 변신을 꾀하며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왔다. ◇‘투게더’·‘바나나맛 우유’ 돌풍 빙그레의 역사는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7년 홍순지 창업주가 ‘대일양행’으로 창업해 1971년 ‘대일유업’으로 이름을 바꿨다. 1972년에 대일유업은 미국의 퍼모스트(Foremost)사와 기술 제휴를 맺고 아이스크림과 우유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유제품 사업의 시작이었으며, 네모난 팩우유의 시초였다. 하지만 불과 1년 후인 1973년 대일유업에 갑작스러운 경영 위기가 찾아왔다. 이에 한화 창업주 고 김종희 회장이 부도 위기에 몰린 낙농업체 대일유업을 인수하고, 한국화약(한화의 전신)으로 편입하면서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1970년대 빙과류 식품은 설탕물을 얼려 먹었던 아이스케키와 하드가 대부분이었고, 유제품도 하얀 우유가 전부였었다. 그런데 김 회장은 대일유업과 기술 제휴를 맺었던 미국 퍼모스트사의 기술을 빌려 1974년 1월에 국내 최초로 생우유를 넣은 고급 아이스크림 ‘투게더’를, 같은 해 6월에는 단지 모양의 ‘바나나맛 우유’를 선보였다. 당시 해당 두 제품의 반응은 뜨거웠다. 특급 호텔에서만 볼 수 있었던 고급 아이스크림을 동네 슈퍼에서 만날 수 있게 됐으며, 귀한 과일로 불리는 ‘바나나’의 맛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1981년 ‘요플레’를 출시하며 대일유업이 출시한 제품들은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 대일유업은 1982년 ‘빙그레’로 사명을 변경하고, 1985년 라면사업과 베이커리 사업까지 진출하며 자리를 잡아가던 중 위기가 다시 찾아온다. ◇효자 상품 ‘메로나’ 김종희 회장이 1981년 갑작스럽게 타계한 후 빙그레는 매출은 반토막이 났고, 라면 사업도 적자를 보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빙그레는 1992년 한화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되고, 김종희 회장의 차남인 김호연 한양유통 대표가 빙그레의 최대 주주가 됐다. 재정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김호연 회장은 빙그레를 살려내려 했고, 이에 신제품을 출시하게 되는데 그 제품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메로나’다. 메로나는 출시와 동시에 대히트를 쳤고 순식간에 아이스크림 시장을 점령했다. 첫 해에만 2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적자였던 빙그레를 흑자기업으로 전환시켰다. 김호연 회장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베이커리 사업을 삼립식품에 매각하고, 라면 사업 같은 비주력 사업을 과감하게 철수했다. 이와 동시에 김호연 회장은 당시 빙그레 경쟁사인 롯데제과의 위탁생산까지 맡으며 자존심보다는 기업을 살려내는 게 먼저였다. 이렇게 적자기업이었던 빙그레가 김호연 회장의 경영과 함께 흑자기업으로 전환돼 가고 있을 즈음 메로나가 브라질 국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해외사업도 성공하게 된다. 나아가 부실기업이었던 빙그레는 지난해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며 대한민국 아이스크림 시장을 제패한 기업이 됐다. 이렇게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 온 빙그레가 이번에도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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