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공정위, 대한항공-아시아나 조건부 인수합병 가닥
[산업리뷰] 공정위, 대한항공-아시아나 조건부 인수합병 가닥
  • 채혜린 기자
  • 승인 2021.12.2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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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파이낸셜리뷰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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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에 대해 조건부로 가닥을 잡았다. 경쟁제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이들이 보유한 공항 슬롯(시간당 이착륙 허용 횟수)과 운수권 일부를 반납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공정위는 29일 백브리핑을 통해 해당 기업 결합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기업 측에 보내고 이날 전원회의 안건으로 상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심사관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결합하면 일부 항공노선에서 독과점이 우려돼 일정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항공당국인 국토교통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시정조치 방안을 협의했었다.

일정기준 슬롯 반납

이를 위해 두 항공사가 보유한 한국공항 슬롯 중 일정기준의 슬롯을 반납하기로 한 것이다. 기준은 ‘경쟁제한성이 추정되지 않도록 하거나, 점유율 증가분을 해소하는 수준’이다. 이 기준에 따라 일정한 수의 슬롯을 반납하고 추후 항공사가 원하는 경우 재배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외국공항 슬롯은 혼잡공항(레벨3) 여부, 신규진입사의 슬롯보유 현황 등을 고려해서 국토부와 협의해서 이전 여부를 결정한다. 아울러 국가 간 항공 협정을 통해 각국 정부가 자국 항공사에게 배분하는 운항 권리인 ‘운수권’도 일부 반납하도록 해 국내 항공사에 재배분한다. 운수권 재배분은 한국과 항공자유화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항공비자유화 노선’에 한해 잔여 운수권이 없어 신규진입자가 운수권을 확보할 수 없는 경우에 적용될 수 있다. 인천~런던 등 다수 유럽노선, 중국노선, 동남아 일부 노선, 일본 일부 노선 등이 속한다. 이같은 구조적 조치 이행 때까지는 운임인상 제한, 좌석 등 공급축소 금지, 서비스 축소 금지 등 행태적 조치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고병희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관은 “해외 경쟁당국 심사상황을 고려해 조치변경이 추후 가능하도록 조치의견을 담을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119개 관련 시장 경쟁제한성 판단

공정위는 항공여객 87개, 항공화물 26개, 항공기정비업 비롯해서 기타시장 6개 등 총 119개 관련시장 각각에 대해 경쟁제한성을 판단했다. 또한 항공여객은 수요대체성, 과거 외국 항공사간 결합사례 등을 고려해 도시-도시간 각 왕복노선을 시장으로 획정했고, 국내선은 김포에서 제주에 가는 경우 돌아올 땐 배편으로 부산에 오고 KTX 등 고속철도를 이용하는 부분도 있어 편도노선으로 획정했다. 항공화물은 국가 간 육로운송 가능성, 통관제도, 그간 외국 항공사간 사례 등을 고려해 한국⇄지역권 노선별 편도로 시장을 획정했다. 고 국장은 “통합 항공사가 독점력을 행사하는 노선이 이미 형성돼있다”며 “5가지 평가요소를 갖고 경쟁제한성 등을 평가해 조치대상이 되는 노선을 확정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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