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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조선 후기. 국내 상업의 발달과 더불어 대외 무역도 활기를 띠었다. 청과의 무역은 사신이 청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행해졌다. 사신 일행은 청에 은과 인삼을 팔고 비단과 약재 등을 수입했는데, 이를 사행 무역이라고 한다.동생 찾아달라며 매일 바다 건너오는 아이
김민(김명민)은 정조의 신임을 받고 가짜 은 유통을 뿌리 뽑는 공을 세웠다. 이 일로 은 제조범들은 그에게 원한을 가졌고, 그 때문인지 김민은 유배 길에 올랐다. 그를 찾는 사람은 오직 서필(오달수)이었는데, 가짜 은이 다시 유통되기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던 어느 날, 다해(이채은)라는 아이가 섬에 유배된 이들에게 찾아온다. 다해는 동생 도해가 사라졌다며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다해는 김민이 명탐정이라는 소문을 듣고 섬까지 헤엄쳐서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김민은 유배 중이라 섬을 벗어나서는 안 되는 처지. 하지만 유배가 얼마나 무거운 일인지 모르는 다해는 계속 찾아와서 집안일을 해 주며 부탁한다. 이렇게 정성껏 해주는 모습에 김민도 서서히 마음이 기운다.사라진 다해...그리고 시작된 수사
하루는 폭풍우가 치는데도 다해는 김민의 집안일을 해주기 위해 헤엄쳐서 건너왔다. 이것을 본 김민은 마구 화를 냈다. 그는 영민하고 동생에 대해 애틋한 정을 가진 다해에 대해 마음속으로 정말 아끼게 됐지만, 겉으로는 모진 말을 한 것이다. 그러자 다해는 큰 절을 하고는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때 김민에게는 큰 갈등이 찾아온다. 결국 그는 각종 무기를 모아 놓고, 은둔의 삶을 접기로 결심한다. 김민과 서필은 유배지인 섬을 나와 다해의 집에 가보는데, 동생을 찾았다며 나가서는 오지 않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미스터리 여인 ‘히사코’
다해를 찾아 왜관 일대를 헤매던 그들은 한 사람과 마주치는데, 남장을 했으나 여자라는 느낌이 강하게 온다. 이후 그들은 과거에 활동할 때 원한을 가진 자들의 추격을 받게 된다. 급한 대로 위기를 피하고자 관아에 들어가서 죄를 지었다고 우기는데, 이때 선배(정원중)이 나타나서 도움을 준다. 이 때 ‘영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의 배경은 왜구들이 있는 술집으로 바뀌고, 거기서 히사코(이연희)를 보고 놀란다. 지난번에 마주쳤던 남장한 여자였던 것이다. 그러다가 눈먼 조악사(조관우)가 사실은 가짜 장님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그들은 히사코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 그를 이용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조악사는 가짜 은 제작 집단의 두목이었다.여자 아이들을 납치했던 ‘가짜 은’ 일당들
그동안 조악사가 두목으로 있던 ‘가짜 은’ 제작단은 주로 여자 아이들을 납치해 자신들의 은밀한(?) 작업에 이용했다. 이들이 여자 아이들을 납치해 이용했던 이유는 뭘까? 그것은 바로 ‘소음동침’이었다 ‘소음동침’이란 14세 이후 이전 초경이 시작되지 않은 아이와 동침을 하면 회춘한다는 뜻으로 히사코도 이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딸’은 결국 노비의 딸들을 사오거나 납치해서 소음동침을 위해 일본에 팔아먹고 팔지 못한 여자 아이들은 가짜 은을 제작하는 강제노동을 시킨다. 보호장구도 없이 청산가리에 노출되던 여자 아이들은 주검이 되고 죽으면 바다에 버려져 떠내로 왔던 것이다. 더구나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그 집단을 보호해 주던 것이 선배였다는 것. 뿐만 아니라 다해가 죽은 시체로 발견된다. 김민은 다해를 비롯한 죽은 여자 아이들의 상태를 보고 청산가리에 중독된 것을 짐작하게 된다. 그리고 가짜 은 제작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론한다. 분노에 찬 김민과 서필은 히사코와 함께 가짜 은 공장에 잠입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고 조악사를 제압했을 뿐만 아니라 이들 집단을 일망타진한다. 이후 다해의 동생 도해를 찾은 두 사람, 잡혀서 강제로 은 만들기에 동원되던 다른 아이들도 구한다. ‘영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의 결말 장면은 알고 보니 히사코도 가짜 은과 사라진 아이들을 조사하는 간자였다는 것이 밝혀지며 끝을 맺게 된다.‘신분제’라는 불편한 진실 드러낸 ‘민낯’
‘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딸’은 ‘가짜 은’이라는 소재로 시작하지만 결국 신분제라는 불편한 진실을 너무 드러낸 듯한 인상도 보인다. 먹을 것도 없어서 팔려가야만 하는 조선의 노비 신분, 아무리 똑똑해도 신분제 때문에 꿈도 꿀 수 없는 노비 여자 아이들의 참담한 현실 앞에 아무리 김민과 서필이 위트를 보여준다 해도 가볍게 보기가 조금은 무안한 영화였다. 더구나 장님연기를 하며 천민인 척 했던 조악사가 실은 자객이었고 가짜 은을 제조하는 우두머리였다는 반전은 깜짝스럽긴 했지만 “왜 그런 실권자가 맹인 악사 연기를 하고 있었는지?” 설명이 부족하다. 그리고 천민인 노비 서필을 부리는 양반 김민이 잠깐 자신을 찾아왔던 노비의 딸 다해를 구하겠노라 목숨까지 거는 설정은 너무나도 부자연스럽다. 코믹스런 영화는 엔딩크레딧(영화가 끝난 직후 스크린 자막을 통해 제공되는, 영화 제작과 관련된 상세 정보)이 올라갈 때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딸’은 조선시대의 비참하고 서러운 신분제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누군가의 선천적인 불행에 나도 마치 책임이 있는 듯,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한 영화였다.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 “위조 화폐의 폐해”
영화를 관통하는 소재는 ‘가짜 은’이다. 당시 은은 청과 일본의 무역 화폐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가짜 은’이 등장하면서 조선 왕실은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영화 속 ‘가짜 은’은 현대 사회에서는 위조화폐로 치환해도 될 듯 싶다. 현대사회에서 위조화폐 유포는 중대한 범죄로 취급된다. 이유는 공인되지 않은 물건이 화폐의 가치를 가지고 시중에 공공연히 유통되면 정부가 보증한 화폐의 신뢰도에 손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국가 경제 체제를 완전히 박살낼 수도 있다는 뜻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위조화폐 관련 뉴스가 확 줄어들다 보니 덩달아 경각심도 약해진 상황처럼 보인다. 대중들의 인식이 화폐 제조 기술의 발달로 비교적 줄어든 위조화폐에 의한 피해+더 집중적으로 보도가 되는 강력범죄에 대한 이슈로 인해 강력범죄보다 위조화폐에 의한 범죄를 훨씬 사소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위조화폐로 인한 다양한 피해와 고대부터 위조화폐에 대한 처벌, 그리고 여러 사례로 본 고의적으로 위조화폐를 유통하려는 의도를 보면 위조화폐 범죄의 죄질이 심하면 더 심하지 절대로 강력범죄보다 사소하게 취급될 문제가 아니다. 위조화폐가 시장에 공공연히 유통될 시 인플레이션은 ‘껌’으로 보일 정도의 초인플레이션 같은 국가멸망급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