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기반으로 쓰여졌으며 간혹 정사의 내용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리뷰=전완수 기자] 최근 성균관유도회 총본부는 추석 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추석 차례상에 올릴 음식을 크게 줄이라는 일명 검약 제사상 권고문을 발표해 화제가 됐다. 내용은 바로 기존에 많게는 수십가지의 음식을 올려야 했던 제사상에 들어가는 물가 비용을 아끼자는 취지에서 기본 음식의 종류를 나물, 김치, 과일, 술, 송편, 구이(적·炙)의 6가지로 파격적으로 줄인다는 것이다.장가가는 유비
때는 유비가 부인인 감부인을 잃었을 때다. 당시 유비는 조조를 상대로 한 적벽대전 이후 손권과 주유를 속여 형주를 얻는다. 때문에 오나라 측에서는 형주를 어떻게 해서든지 다시 빼앗아오고 싶어 했다. 그러다 적벽에서 제갈량, 황개 등과 함께 대활약을 했던 오나라의 군사 주유가 유비가 부인을 잃었다는 소식을 듣고 한가지 계책을 짜낸다. 계책의 내용은 바로 손권의 어린 여동생 손상향을 유비와 결혼시켜 오나라로 불러들인 뒤, 방심한 틈을 타 유비를 죽이고 그대로 영토까지 빼앗는 것이었다. 그렇게 형주에는 결혼을 중매하는 사신이 왔다. 처음엔 모두가 의심스럽다며 유비에게 오나라에 가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제갈량이 나서 자신의 주군이 새로이 아내를 맞이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찬성을 주장한다. 유비 세력의 최고 모사인 제갈량이 그렇게 말하자 다른 이들은 그저 수긍할 뿐이었다. 제갈량이라면 오나라에 한 방 먹일 계책을 세웠을 것이라고 믿은 것이다.제갈량의 신묘한 계책
그리고 제갈량은 마치 그 믿음들에 보답이라도 하듯 유비가 가는 길에 조운을 붙여주며 그에게 상황에 따른 계책이 적힌 주머니 3개를 건네준다. 제갈량의 3가지 계책대로 조운은 착실히 임무를 수행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실로 놀라웠는데, 혼인에 대한 소문이 널리 퍼지는 바람에 유비가 죽으면 손권은 여동생은 과부가 되고 그 자신은 천하의 놀림거리가 되는 모양새가 되어버린 것이다. 한마디로 유비를 죽이지 못하게 된 것. 하지만 이미 진행될 대로 진행된 혼인 절차를 갑자기 무를 수도 없는 노릇이었기에 손권과 주유는 이번에도 제갈량에 의해 쓰라린 맛을 보며 그대로 19살의 손상향을 50살이 다 된 유비에게 넘겨주게 된다. 그대로 유비와 손상향은 결혼하고 둘은 오나라에서 즐거운 신혼을 보낸다. 그런데 그때 이미 한번 쓴맛을 본 주유가 한가지 계책을 더 세운다.제사 지내는 척 도망가다
그 내용은 바로 유비를 술과 여자에 빠지게 해서 형주로 돌아갈 생각이 없어지게 하고 오나라에 평생 묶어버린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시골 출신으로 사치를 별로 누려본 적이 없는 유비는 그 계획대로 점점 술과 여자에 빠져들어갔다. 하지만 제갈량은 무려 여기까지도 계책을 마련해 두었다. 조운을 시켜 형주에 수십만 대군이 들이닥쳤다고 거짓말을 하게 하고 정신을 번쩍 차리게 해서 돌아오는 것이다. 유비와 손상향은 마침 시기도 새해였기 때문에 조상께 제사를 드린다고 거짓말을 하고 오나라를 탈출한다. 그렇게 오나라는 손상향만 잃는다.제사상의 바뀐 모습
최근까지 치솟은 물가로 인해 추석을 맞이해 사람들이 차린 제사상의 모습에 조금 변화가 있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는 올해 추석 제사상 차림 비용을 평균 29만 7804원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그만큼 싸면서도 간편한 것을 찾기 시작했고 때마침 성균관유도회가 내놓은 방안 덕분에 그 변화는 폭이 넓었다. 식품업계는 준비 시간도 짧고 제법 저렴한 가격의 밀키트와 HMR(가정식 대체식품) 상품을 차례대로 출시했다. 소비자가 많아짐에 따라 당연히 그 매출은 늘어났고 업계간에 발생한 경쟁들도 치열했다. HMR은 가정에서 먹을 수 있는 일종의 즉석식품을 말하며 요리할 때 필요한 조리 과정에 드는 노력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다. 완제품을 진공포장 시킨 뒤 판매하는 상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밀키트는 완제품을 파는 HMR과 달리 손질된 식재료와 양념을 함께 포장한 조리 직전 단계의 간편식을 뜻한다. 첨부된 설명서를 보며 조리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 요리해서 먹는 느낌을 받아 그 기분에 구입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만 보아도 설 연휴와 비교해 추석 연휴때는 밀키트와 HMR 매출이 크게 상승했다고 한다. 이젠 제사상마저 트랜드가 변화하는 것이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