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 지출 내역서에 버젓이 적힌 ‘세금계산서 발행’ 항목 발견하고도 묵인
- 메인 행사의 총무가 개막 행사 예산 집행해도 관리 감독 안 해
- 대표 지시로 행사 문제점 발견했는데도 묵인하는 담당 부서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지난 5월 23일 개최된 ‘테마골목@ 기획전시 랜드스케이프, 페어링 개막’ 행사와 관련, 전시 개막과 홍보 용역 계약(1천7백32만5천원)이 과업지시서 최종견적서와는 다르게 사용되었음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행사 주최인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대금을 지급해 관리 감독이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랜드스케이프, 페어링’ 개막 행사와 관련해 본지가 입수한 실제 지출 내역서와 전북문화관광재단이 공개한 과업 지시서 최종견적서를 비교하면, 실제 지출 내역서에서는 예비비 항목으로 ‘세금계산서 발행 업체 지급비 등’이라고 적혀 있으며, 금액은 2백90만원으로 명시되어 있다. 예비비라는 항목과 세금계산서 지급비라는 내용이 있는 것부터 부실하게 운영되었다는 의문을 들게 하는 대목이다.
이런 사실은 지난 6월 29일, 이 기획전시회에 참가한 사진작가 구모 씨가 이경윤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에게 보낸 <풍경사진 페어링 전시 관련 질문>에서 ‘다른 특정업자(개막식 행상 업체)에게 세금계산서를 보내라는 알 수 없는 요구를 받았다’라는 조항을 두고, 메인 행사의 총무를 맡은 김모 씨가 답변을 한 자료에서도 확인됐다.
김모 씨는 세금계산서 관련 “사업비는 우리가 인건비로 나갈 수 있었고, 개막식은 반대로 업체로만 나갈 수 있는 부분이었다. 재단에서 우리가 맡는다고 한 이후, 그렇게 제안했고 우리도 알고 시작을 했다. 그래서 개막식은 타 업체랑 계약을 해서 진행을 하게 됐다”라며 “그런데 그쪽(개막식 행사 업체)에서 ‘세금계산서 발행을 해 주었으니, 세금과 종합소득세를 더해 최소 15%(서류 떼고 왔다 갔다 한 교통비 등)를 지급해 줘야 한다’ 그게 2백55만원(세금만)이 된다.”라고 답했다.
즉, 개막식 행사를 맡은 수의계약 업체가 메인 행사를 진행하는 총무에게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주었으니, 세금과 종합소득세를 더해 최소 15%인 2백55만원을 지급해 달라고 한 것이다. 이는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으로 의심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또한, 수의계약 업체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개막 행사 예산을 집행한 사람이 메인 행사인 ‘랜드스케이프, 페어링’ 행사를 주관한 업체의 총무였으며, 모든 예산은 그 총무가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본지가 이 행사와 관련해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행사 관련 주무 부서로 정보공개 요청을 의뢰한 결과, 담당 부서에서는 행사 관련 과업 지시서와 최종 견적서를 보내주면서 “재단은 이번 전시 개막과 홍보 용역 계약으로 추정가 1천9백25만원으로 견적을 진행하였고, 계약부서에서 10% 할인된 가격인 총 1천7백32만5천원(부가세 포함)으로 0000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답변했다.
또한, 재단은 ‘전라북도 입찰 및 계약 관련 규정 제2절 선금 및 대가 지급 규정집 6항의 대가의 지급에 의해 선금이 나갈 경우 정산을 요구할 수 있으나, 이번 계약 건은 사업 종료 후 집행했기 때문에 세부 지출 내역서를 받지 않았다’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담당 부서는 ‘사업 내용을 현장 점검과 결과 보고서를 통해 사업추진 중 과업 지시서 내용을 생략하거나 하자가 발행하면 집행을 보류하거나 금액을 삭감할 수 있으나, 이번 계약 건은 그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완료계를 접수 받고 사업비를 집행했다’라는 내용을 보내왔지만, 사실과는 다르게 답변한 것이다.
본지가 입수한 지출명세서와 과업 지시서 최종견적서를 비교해 보면, 음향 및 영상 촬영을 비롯해 지출 항목의 비용이 줄어든 대신 행사와는 전혀 무관한 ‘세금계산서 관련’ 예비비 항목이 있는 등 과업 지시서 내용과 비교했을 때 현저하게 하자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경윤 대표로부터 행사 내역을 다시 한번 체크해 보라는 지시를 받은 담당 부서는 ‘렌드스케이프, 페어링 행사’ 전반에 걸쳐 문제점이 많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실제 지출 내역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인해 주었으며, 의문을 제기한 기자에게 보낸 메일에서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완료계를 접수 받고 사업비를 진행했다는 형식적인 답변만 보내온 것이다.
결국, 전북문화관광재단은 대표의 지시를 불이행한 업무 태만과 행사의 문제점을 발견하고도 묵인했다는 점, 메인 행사를 맡은 총무가 개막식 행사의 예산 집행 과정에 관여했다는 점, 그리고 개막식과 메인 행사에 대한 관리 감독 또한 부실하게 대응했다는 점에서 예산 낭비와 관리 소홀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