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최용운 기자] 200여만 농민을 대표하는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지난해 연임제 부활을 골자로 한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현 이성희 회장이 연임이 불발된 가운데 8명의 후보간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농협중앙회장은 총 자산 900조원의 53개 자회사에 15만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는 거대한 조직이면서 조합상호지원자금 등 14조원을 주무를 수 있는 막대한 권한을 쥐고 있다. 5대 금융지주사 분류되는 농협금융지주의 수장이자 자산순위로 재계서열 11위 대기업집단의 수장으로서 책임감 또한 무거운 자리다. 오는 25일 17년 만에 직선제로 치러지는 만큼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에는 과거 어느 선거보다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농협중앙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총 8명의 후보자가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는 기호 순으로 ▲황성보 동창원농협조합장 ▲강호동 율곡농협조합장 ▲조덕현 동천안농협조합장 ▲최성환 부경원예농협조합장 ▲임명택 전 NH농협은행 언주로지점장 ▲송영조 부산금정농협조합장 ▲이찬진 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정병두 고양시을 선거구 국회의원 예비후보 등이다. 이번 선거는 최종 무산됐지만 현 이성희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라는 변수가 예비후보들의 출마 준비작업에 영향을 미친 것과 선거제도가 직선제로 바뀌는 등 큰 이슈들이 있어 선거구도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에는 연임안이 포함된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이성희 회장의 연임에 힘이 쏠리는 분위기였다. 분위기는 이 회장의 '셀프연임' 논란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문제제기 되면서 반전됐다. 결국 농협법 개정안이 법사위를 넘지 못하고 25대 농협중앙회장 후보 등록일인 지난 12일까지 국회 본회의에도 상정되지 못했다. 농협중앙회 선거는 지난 2020년 24대 선거까지는 300명의 대의원 조합장이 중앙회장을 뽑는 간선제 방식이었다. 2021년 법 개정 후 2007년 이후 17년 만에 직선제로 치러지게 된다. 과거 농협중앙회장은 정부가 임명하는 관선제였으나 1988년 조합장들이 선출하는 직선제로 변경됐고, 중앙회장의 연임제한도 없었다. 막강한 권한과 막대한 돈을 주무르는 힘 있는 자리에 연임도 제한이 없었던 만큼 부작용도 컸다. 민선으로 선출된 한호선 14대 회장과 원철희 16대 회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되고, 정대근 18대 회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는 등 문제가 불거졌다. 결국 2009년 간선제로 선출방식이 바뀌고 임기도 단임제로 제한됐다. ‘체육관 선거’라는 비판과 금품동원 등 선거가 혼탁양상을 보이는 등 간선제의 부작용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결국 중앙회장 선출방식은 직선제로 다시 되돌아왔다. 직선제를 통한 중앙회장 선출 시 전국 조합장 1111명이 1252표의 투표권을 행사가게 된다. '부가의결권'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조합원 수 3000명 미만 조합은 한 표, 3000명 이상 조합은 두 표를 행사하게 되어 투표수가 1252표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오는 25일 시행된다. 8명의 후보자가 5분 이내로 소견 발표를 하고 1차 선거를 실시한다.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차 선거 1, 2위 후보자가 결선 투표를 한 차례 더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