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500억 미만 7.8%, 3,000억 이상 4.4%...매출 규모 작을수록 물류비 비중↑
업종별로는 음식료품 10.9% 소매업 10.6% 비금속광물 9.3% 順
정온제품 물류비 비중 6년 새 4.6배 확대
[파이낸셜리뷰=최용운 기자] 국내 기업들이 1만원의 제품을 팔면 물류비로 690원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물류비 부담을 큰 것을 확인됐다.
6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전국 제조업 및 도·매업체 약 1,500개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4분기 실시한 ‘최근 기업물류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도 기업의 매출액 대비 물류비 비중은 6.9%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규모별로는 매출액 500억 미만 중소기업의 물류비 비중이 7.8%로 가장 높았다. 반면 매출액 3,000억 이상 기업는 4.4%로 중소기업의 물류비가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는 관계자는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상대적으로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기 어려워 물류비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음식료품’(10.9%)과 ‘소매업’(10.6%)의 물류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음식료품은 상품유통 과정에서 포장비가 많이 들고 추가로 냉동냉장 시스템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소매업은 특성상 주문, 배송, 반품에 상대적으로 많은 인력과 업무량이 필요해 물류비가 높게 나타났다.
물류비 영역별로는 소매업의 판매물류비 비중이 44.5%로 전체 평균(40.4%)과 비교해 4%p 높고, 리버스(회수·폐기·반품) 물류비 비중 11.5%까지 반영 시 56.0%로 전체 물류비의 절반 이상을 상품을 판매·관리하는 비용으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물류비 중 온도에 영향을 받는 정온제품을 취급하는 물류비 비중은 대한상의가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16년 7.9%에서 2022년 36.3%로 6년 새 4.6배 확대되는 등 콜드체인 물류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성장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콜드체인은 식료품 등을 생산지로부터 소비지까지 신선도를 떨어뜨리지 않고 저온으로 운송하는 유통체계를 말한다.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이상윤 교수는 “신선식품 외에도 산업재 부문에서 배터리, 반도체, 의약품 등 특정 온도 범위 내에서 제품을 관리해야하는 정온물류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며, “상품을 저장, 수송, 유통하는 공급망 전과정에서 온·습도 이력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콜드체인 기술과 시스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꼽은 물류비 절감 방안으로는 ‘체계적인 물류비 산정 관리’가 37.6%로 가장 많이 응답했다. ‘배송빈도·적재율 향상’(31.4%), ‘재고관리 강화’(30.8%), ‘물류정보화·표준화·자동화’(24.3%), ‘수·배송 경로 개선’(20.0%), ‘물류 아웃소싱’(13.4%) 순으로 나타났다.
물류비 절감을 위해 필요한 정책과제로 ‘자금 융자 등 지원 확대’가 37.6%로 가장 수요가 높았다. ‘물류 정보화·표준화·자동화 등 운영시스템 개선’(31.4%), ‘물류 전문기업 육성’(30.8%), ‘차량 및 기반시설 등 첨단 물류시스템 개발 및 보급’(24.3%) 순으로 조사됐다.
김민석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 “지난 몇 년 간 코로나, 러-우 전쟁, 홍해를 비롯한 중동리스크 등으로 유가와 해상운임이 오르는 등 높은 물류비가 상수화되고 있다”면서 “중소기업은 공동물류를 통해 물류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중소기업 간 물류협업을 촉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유통기업에 대해서는 유통물류시설의 자동화와 스마트화를 촉진하기 위한 투자를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물류비 실태조사는 2004년 최초 작성되어 2010년 국가승인통계로 지정되었으며, 2017년 승인변경 이후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대한상의가 격년으로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