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위협에 대비하라” 롯데 ‘AI+X 준비’ 신세계 ‘정용진 리더십’
“쿠팡 위협에 대비하라” 롯데 ‘AI+X 준비’ 신세계 ‘정용진 리더십’
  • 최용운 기자
  • 승인 2024.03.08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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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정용진 그룹회장으로 승진, 강력한 리더십으로 위기 정면돌파
롯데 신동빈 회장 등 그룹사 CEO 참여한 AI 컨퍼런스 개최.. 미래 대비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왼쪽)과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 / 사진=각 사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왼쪽)과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 / 사진=각 사
[파이낸셜리뷰=최용운 기자] 국내 유통업계 전통 강자인 신세계와 롯데가 온라인시장을 평정하며 급부상한 ‘쿠팡’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분주하다. 더 이상 밀리면 끝장이라는 위기감에 따른 행보로 해석된다. 신세계는 그룹의 위기 타개와 재도약을 위해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해졌다는 판단하에 정용진 號를 공식화한 반면, 롯데는 미래산업의 핵심이 될 AI에 신동빈 회장을 포함한 그룹사 전 CEO가 열공 중이다.
신세계그룹 스타필드 청라 비전선포식 / 사진=연합뉴스
신세계그룹 스타필드 청라 비전선포식 / 사진=연합뉴스

‘강력한 리더십’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승진 의미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총괄부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이날 승진했다고 밝혔다. 부회장에 오른지 18년 만이다. 정 회장의 모친인 이명희 회장은 그룹 총괄회장으로 총수로서 정 회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자의 지위는 변동이 없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에 대해 정 회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을 ‘정면돌파’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쿠팡을 필두로 한 이커머스 시장이 국내 유통업계를 장악하면서 유통 시장이 급변해감에 따라 전통 유통기업에는 위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정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인사라고 신세계측은 설명했다. 실제 국내 유통시장은 이미 커다란 변화에 직면했다. 지난해 기준 매출로도 이커머스 대장인 쿠팡에 1위를 내어준 상황이다. 영업이익은 쿠팡은 첫 흑자, 이마트는 첫 적자로 희비가 엇갈린 상황이다. 지난해 쿠팡의 매출액은 30조8298억원으로 전년대비 20%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6174억원으로 창사 후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이마트는 지난해 29조4722억원으로 쿠팡에 유통업계 1위 자리를 내주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창립이래로 첫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의 변화는 지난해 9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미 시작됐다. 정 회장은 당시 사장단 인사에서 경영전략실 인사를 통해 친정체제를 예고했다. 경영전략실은 정 회장은 보좌하는 참모조직으로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과 같은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실적악화에 따른 분위기 쇄신 차원으로 그룹 계열사 대표이사 40%를 물갈이한 반면, 경영전략실은 미래 성장 전략의 방향성을 가늠해보는 메시지가 내포된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정 회장이 친정(親政)을 강화할 것이라는 업계 안팎의 전망도 나왔다. 실제 지난해 연말 정 회장은 경영전략실을 기능 중심의 컨트롤타워로 개편하고 대대적 혁신을 주문한 바 있다. 신세계 측은 “정 회장 승진의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면서 “과거 ‘1등 유통 기업’의 자리에 머물지 않고 한 단계 더 도약할 기로에 서 있는 신세계그룹이 정 신임 회장에게 부여한 역할은 막중하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AI 컨퍼런스 / 사진=롯데지주
롯데그룹 AI 컨퍼런스 / 사진=롯데지주

신동빈 롯데 회장과 경영진 110명, 미래 먹거리의 핵심인 AI 열공

또 다른 유통강자 롯데그룹도 위기를 넘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기 있다. ‘이미 다가온 미래’인 AI에 대한 이해를 위해 신동빈 회장과 그룹 경영진이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지난 7일 롯데월드타워에서 ‘AI+X 시대를 준비하는 롯데’를 주제로 '2024 LOTTE CEO AI 컨퍼런스(이하 AI 컨퍼런스)'를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 AI+X는 커머스, 디자인, 제품 개발, 의료,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음을 뜻한다. AI 컨퍼런스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각 사업군 총괄대표, 롯데지주 실장, 전 계열사 CEO와 CSO 약 110명이 참석했다. 롯데는 AI의 활용범위를 단순히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수단을 넘어 혁신의 관점에서 각 핵심사업의 경쟁력과 실행력을 높이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 측은 “CEO가 먼저 AI를 제대로 이해하고 비즈니스에 적용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AI 컨퍼런스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AI가 향후 그룹 경영에 필수적이라는 신 회장의 의지가 담긴 배경으로 해석된다. AI 컨퍼런스는 미래전략연구소에서 AI 시대의 비즈니스 전략과 CEO의 역할에 대한 발표로 시작했다. 이어 국내 AI 전문가들이 AI 등장 이후 비즈니스 변화 트렌드 및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기업의 필수 요건 등을 성공 사례와 함께 소개했다. 롯데지주 AI-TFT는 그룹의 AI 전략 및 운영 방향을 발표했다. AI-TFT는 롯데건설, 롯데백화점 등 계열사의 AI 도입 사례와 함께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AI 로드맵과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마지막 순서로 롯데정보통신이 롯데 AI 플랫폼 아이멤버(Aimember)에 적용된 AI 기술 및 전략을 소개했다. 행사장에는 AI 관련 스타트업의 기술을 체험해 볼 수 있는 부스도 마련됐다. 롯데정보통신과 자회사인 칼리버스를 비롯해 스페이스비전AI, 에스투더블유, 몬드리안AI 등 스타트업 총 9개사가 참여해 자사의 AI 기술과 비즈니스 서비스를 소개하고 시연했다. 롯데는 이번 컨퍼런스를 시작으로 전 직원의 AI 역량 강화를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AI 관련 웨비나와 포럼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롯데 관계자는 "AI는 모든 산업분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고,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실제로 수익도 창출하고 있다"며, "제조부터 유통,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비즈니스를 이끌고 있는 각 계열사 CEO에게 AI DNA를 심어 AI+X 시대를 관철하는 역량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기에 직면한 롯데와 신세계의 변화의 움직임이 향후 두 그룹의 혁신과 미래 성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을 필두로 한 이커머스 시장의 급성장에 따른 상전벽해로 국내 유통업계의 두 공룡인 롯데와 신세계가 위기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두 그룹사 모두 저력이 있는 만큼 변화된 시장에서 롯데 신 회장과 신세계 정 회장의 리더십이 어떻게 발휘될 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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