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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독보적인 음색과 뛰어난 작사·작곡 능력을 겸비한 연예계 대체 불가능 아이콘인 '아이유'는 광고계에서도 활약이 두드러진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소비자행태조사(MCR) 결과에 따르면 아이유는 최근 3개년 연속 소비자가 가장 좋아하는 광고 모델 1위로 선정됐다.
광고주로부터 아이유를 향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으며, 기존 광고와도 재계약하는 등 장기간 인연을 맺어 아이유는 광고계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2014년부터 10여 년간 소주로 아이유와 호흡을 맞춘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 5208억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 또한 지난 2022년부터 펩시 광고 모델로도 활동하며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 7573억을 기록해 업계에 호실적을 가져다줬다.
하지만 ‘아이유 효과’의 빛을 보지 못한 기업이 있다. 우리은행이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4대 은행 중 최악의 실적 악화를 보여줬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 277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6% 하락해 시중은행 중 유일한 역성장이다.
우리금융그룹이 지난 2022년 아이유를 광고모델로 발탁했지만, 아이유 효과가 무색할 만큼의 성적이다.
그동안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반사효과로 대부분 은행에서 좋은 실적을 냈으나, 지난해 우리은행만 실적이 뒷걸음질 쳐 초반에 '아이유 효과'로 관심만 받았을 뿐 실제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하기에는 무리인 것으로 분석된다.
아이유와는 별개로 태영건설 관련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민생금융지원 및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 여파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크게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연간 순이익 3조원 달성에도 실패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4분기 1694억원 규모의 민생금융지원비용을 반영했고, 충당금도 5250억원을 적립했다.
물론 초반의 아이유 흥행 효과는 대단했다. 지난 2022년 우리금융그룹이 아이유를 광고 모델로 기용한 직후 우리원뱅킹 월활성이용자수(MAU)가 한 달 새 50만 명 가까이 급증하며 우리은행이 은행권 앱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같은 해 당기순이익도 2조 5474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18.4% 증가한 성장세를 보여줬다.
올해에는 미국 등 주요국의 하반기 금리인하 전망이 예견돼 사실상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 우리은행 스타마케팅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은행은 새로운 모델을 기용하며 세대별 광고 모델 라인업을 완성했다. 지난해 시중은행 중 유일한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오히려 더 큰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공격적인 브랜드 마케팅으로 부진한 실적을 돌파한다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실적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인 상황에서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지난달 자산관리 브랜드 '투체어스(Two Chairs)' 모델로 국민 배우 김희애를, 이달에는 신입 아이돌 그룹 '라이즈(RIIZE)'를 신규 브랜드 모델로 연이어 발탁하며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아이유와의 계약 기간은 오는 5월까지지만 조 행장이 야심 차게 기획한 '세대별 광고 모델 라인업' 전략인 만큼 재계약은 확실시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아이유는 지난 26일 하이트진로와 재계약하며 주류업계 최장수 모델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참이슬과 아이유는 2014년 처음 만나 2020년에는 소주 업계 최초로 패션매거진과 화보를 제작하고, 2021년에는 아이유를 모델로 하는 브랜드와 협업 굿즈를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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