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의 잡화 브랜드 쿠론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전반적인 패션업계 불황에도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지속하면서 연매출 1000억원을 눈 앞에 둔 메가 브랜드로 성장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오롱FnC 쿠론의 올해 매출액은 약 830억원으로 전년 730억원 대비 1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630억원이던 매출액이 매년 100억원씩 증가한 셈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내년 말 1000억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종 잡화 가운데 단일 매출이 1000억원을 넘는 브랜드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액세서리'가 유일하다.
쿠론이 내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면 2번째로 메가 브랜드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다. 특히 디자이너 잡화 브랜드 가운데 최초로 1000억원 고지를 넘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쿠론은 지난 2009년 석정혜 디자이너가 론칭한 브랜드로 서울 강남 청담동의 작은 매장에서 출발했다.
연예계 패셔니스타들 사이에서 '값싸고 좋은 타조백'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 2010년 코오롱FnC에 전격 인수됐다. 코오롱FnC에 인수된 직후 매출은 120억원에 불과했지만 2012년 400억원, 2013년 600억원 등으로 급성장했다.
아울러 백화점과 쇼핑몰, 면세점 등을 중심으로 유통망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11년 22개였던 매장수는 2012년 40개, 2013년 63개, 2014년 75개, 2015년 89개, 2016년 95개로 증가했다. 내년에는 100호점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패션업계 불황에도 쿠론이 승승장구하는 배경은 합리적인 가격대와 좋은 품질이다.
수백만원대 글로벌 명품백에 디자인과 품질은 뒤지지 않는데 가격은 부담없는 수준을 유지한 것이 핵심이다. 실제 쿠론의 대표제품 가격은 토트백 50만~70만원, 숄더백 20만~60만원, 클러치백 20만~ 60만원 안팎 등이다.
핸드백 전체에 브랜드 로고가 도배된 1세대 명품 제품에 싫증난 고객들이 좋은 소재, 심플한 디자인의 새로운 브랜드로 눈을 돌린 것도 쿠론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비비안 사센', '알레시오 볼조니', '마이클 푸델카' 등 세계적인 사진작가와 콜라보레이션 광고컷을 선보이는 등 매 시즌 시도하는 신개념의 디자인 테마 역시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에는 동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서 영감을 받은 협업 제품과 아트 전시회가, 올해는 청순하고 관능적인 느낌의 인공정원을 배경으로 작업한 '어나더 스페이스' 콘셉트 광고가 눈길을 끌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쿠론은 대기업 체제로 변화한 이후에도 디자이너 브랜드 특유의 감성과 스토리를 그대로 유지해 왔다”며 “고객과 꾸준히 쌓아온 신뢰와 소통을 바탕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다양한 상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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