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빙그레가 내년 5월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에 나선다.
분할 후 지주회사인 빙그레홀딩스는 신규사업투자, 자회사 관리 등 투자사업부문에, 사업회사는 분할대상사업부문에 집중할 방침이다.
설립될 사업회사인 ‘(가칭)빙그레’는 유가공 제품 등 음·식료품의 생산 및 판매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경영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사업 전문성과 성장전략을 강화하고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사업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빙그레는 빙그레홀딩스 존속회사와 빙그레 사업회사로(분할비율 0.45:0.54) 분할을 결정했다”면서 “일정은 이사회 결의 올해 11월 22일, 분할기일 내년 5월 1일, 신주상장 내년 5월 26일 등으로 제시됐는데, 자사주도 10.25% 전량 소각을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과거 매일유업, 오리온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이론적인 분할 후 합산 시총 계산에서 각각 38.9%, 22.6%의 상승여력이 예상됐다”면서 “이후 분할기일까지 매일유업 32.4%, 오리온 14.0% 주가가 상승했다”라고 말했다.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이란?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기존 법인과 새 법인의 주식을 나눠 갖는 수평적 분리 방식이다. 때문에 주주가치 훼손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물적분할은 지주회사가 신설회사의 주식을 100% 소유하는 방식이다. 기존 사업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신설된 자회사의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 유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핵심사업의 물적분할은 지분가치가 희석돼 기업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신설법인이 상장되면 기존주주는 신주를 배정받지 못하며, 사실상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에 들어가는 비용을 소액주주가 떠안는 구조다.
지난 2020년 LG화학이 2차전지 사업인 LG에너지솔루션으로, 2021년 SK이노베이션이 SK온으로 물적분할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인적분할에 나서는 주된 이유는 ‘경영 효율화’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기대할 수 있고 지주회사와 분할된 자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어서다.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계열사 간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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