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Kb는 2조원 넘어설 듯
[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국내 은행권이 지난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 내실을 차곡차곡 다져가면서 당기순이익이 금융위기 이후 9년만에 10조원대를 회복할 전망이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신한지주, KB금융, KEB하나,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BNK금융, DGB금융, JB금융, 광주은행 등 9개 은행금융지주 및 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0조 149억원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년 대비 19.2% 증가한 수준으로, 9곳 주요 은행의 연간 총 순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발생 직전인 2007년 이후 9년만이다.
은행권 당기순이익은 지난 2007년 10조 6277억원을 기록한 이후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6조원대로 급락했다. 이후에도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와 경기침체 등으로 5~7조원대에 머물다가 2015년부터 비용 절감 및 가계대출 증가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해 매출액이 53조 5922억원으로 전년 54조 5928억원보다 1.8%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성과라 더욱 의미가 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신한지주는 전년 대비 순익이 8.2% 증가한 2조 6472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KB금융도 순익이 33.7% 늘어난 2조 3098억원이 추정되며 선전한 모습이다.
순익 상승률로만 따져보면 KEB하나가 군계일학이다. 지난 2015년 외환은행과 통합 작업에 따른 비용 지출로 순익 9543억원으로 1조원을 못넘었지만, 올해는 관련 비용을 다 털어낸 덕분에 1조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순익 증가율이 51.2%에 달해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과 공공기관 재지정의 논란에 휩싸인 IBK기업은행도 각각 1조 2869억원(증가율 19.7%)과 1조 1817억원(증가율 2.7%)으로 실적이 무난할 전망이다.
지방은행 가운데에는 광주은행이 81.8% 증가한 1052억원의 순익으로 1000억원대 회복이 기대된다. JB금융도 전년보다 36.6% 늘어난 2062억원의 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DGB금융은 순익이 전년보다 2.7% 감소한 3000억원으로 은행권 가운데 유일하게 순익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권이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판관비 축소 등 경영효율화를 추진한데다 가계대출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지난해 대규모 명예퇴직 등으로 일시에 비용이 발생하겠지만 향후 비용 관리 측면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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