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그림의 떡’ 남성 육아 휴직...10명 중 1명만 사용
[기획] '그림의 떡’ 남성 육아 휴직...10명 중 1명만 사용
  • 이성민 기자
  • 승인 2017.04.1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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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정부가 저출산 문제 대책의 하나로 남성 육아휴직을 권장하는 가운데 실제 현장에서는 이 같은 정부의 의지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남성 10명 가운데 1명이 육아휴직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남성 육아휴직의 60% 가량이 대기업에 쏠려 있어 중소기업과의 양극화가 보다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정부는 남성에 육아휴직 급여를 주는 ‘아빠의 달’ 도입 등 ‘일·가정 양립’ 정착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성과라고 자체 평가했다.
특히 육아휴직 비율을 늘리기 위해 통상임금의 40% 지급하게 돼 있는 육아휴직 급여(상한액 월 100만원)를 50~60%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하지만 남성 육아휴직을 획기적으로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육아에 대한 가정 내 남녀 역할 구분, 직장 상사 눈치보기 등 근본적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남성 육아휴직자는 2129명으로 전년 동월 기록한 1381명 대비 54.2% 증가했고, 전체 육아휴직자 2만 935명 가운데 남성 비율은 10.2%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이 6.5%였던 점을 감안할 때 빠르게 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 8만 9795명 가운데 남성은 8.5%인 7167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남성 육아휴직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5년 주요 선진국 남성 육아휴직비율은 노르웨이 21.2%, 스웨덴 32%, 독일 28%, 덴마크 10.2% 등으로 높게 나타났다. 기업규모별로 살펴보면 300명 이상 대기업의 남성 육아휴직 비율이 59.3%로 월등히 높은 수준이었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보다 증가율도 68.4%에 달했다. 반면 30인 이상 100인 미만 기업 9.6%, 30인 미만 기업 17.9% 등 중소기업의 남성 육아휴직 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지역별 남성 육아휴직자도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절반 이상(61.2%·1302명)이 집중돼 있었다.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의 1인당 월 평균 급여액은 69만 6000원이었다. 육아휴직급여 상한액(100만원)을 받은 사람은 2만 9699명으로 전체 육아휴직자의 33%를 차지했다. 대기업 근로자의 41.7%, 중소기업 근로자의 23.1%가 각각 상한액으로 받았다. 다만 하한액(50만원) 수급자는 5415명으로, 전체 육아휴직자의 6%에 불과했다. 남성에 육아휴직급여를 지급하는 '아빠의 달' 이용자 수는 846명으로 전년 동기 기록한 436명 대비 94.0% 급증했다. 이 가운데 남성은 758명(89.5%)에 달했다. ‘아빠의 달’은 같은 자녀로 부모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두 번째 사용자(대부분 아빠)의 첫 3개월 육아휴직급여를 통상임금의 100%(최대 150만원) 지원하는 제도다. 올해 7월 1일부터는 둘째 자녀를 대상으로 아빠의 달을 사용하면 상한액이 200만원으로 오른다. 고용부 관계자는 “맞벌이 문화가 확산하면서 남성의 육아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육아휴직 활성화는 근로자의 일·생활 균형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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