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한국의 부자들은 1인당 평균 현금 10억원 부동산 28억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은 1990년대 후반 서울 강남에서 아파트를 처음으로 산 경우가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이목이 집중된다.
1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7 한국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부자들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은 1인당 평균 28억6000만원으로 국내 전체 가계의 부동산 자산 평균인 2억5000만원 대비 약 11배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부동산을 제외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개인’을 부자로 정의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매년 ‘한국부자보고서’ 조사를 진행했다고 연구소 측은 설명했다.
올해 보고서는 '한국 부자와 부동산'을 주제로 특집 조사를 진행했으며, 부자 5명 가운데 1명(19.1%)은 50억 이상(100억 이상 4.3% 포함)의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이 처음으로 부동산을 구입한 시기는 1990년대 후반이 21.6%로 가장 많았으며, 2000년대 초반(17.6%), 1990년대 초반(16.9%) 등 순으로 집계됐다.
특이할 만한 점은 첫 구입 지역이 서울 강남(30.9%)이 가장 많았으며, 강북(19.4%)을 더하면 서울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한국 부자들이 현재 거주하는 곳은 서울 강남이 39.9%로 가장 많았고, 경기·인천(20.7%), 서울 강북(14.5%) 등 순으로 나타났다.
거주 유형은 아파트가 76.8%를 차지해, 일반 가구의 아파트 비중(48.1%)을 크게 웃돌았다. 거주 지역을 선택한 이유로는 '쾌적한 주변 환경'(21.7%), '좋은 교육환경'(19.0%) 등을 꼽았다.
부자들이 대표적인 부촌으로 생각하는 지역(복수응답)은 '강남구 압구정동'(47.4%), '용산구 한남동' (21.9%), '강남구 청담동' (21.2%), '강남구 대치동'(19.1%), '서초구 반포동'(10.1%) 등이었다.
청담동·대치동·성북동·평창동 등 전통 부촌의 비중은 감소하고 반포동·잠실동 등은 증가세를 보였다.
부자들은 거주뿐만 아니라 투자자산으로도 부동산을 중요하게 여겨, 투자 포트폴리오의 35.8%를 부동산에 할애(거주용 부동산 제외)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용 부동산의 유형(복수응답)은 아파트(49.0%), 토지·임야(48.7%), 빌딩·상가(42.6%) 등이 가장 많이 차지했다.
한국 부자들의 투자자산으로서 부동산에 대한 높은 선호는 최근의 부동산 경기 상승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조사 이후 모든 지역에서 부동산 가치가 높아진 부자의 비율이 감소한 사람보다 훨씬 많았다.
이와 관련 강남3구를 제외한 서울지역의 부동산 가치 증가자와 감소자의 비중 차이는 45.9%p로 이 조사를 시작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처분하겠다'는 응답은 20.2%에 불과했으며, '현 상태 유지'(39.4%), '전·월세 등 임대형태 변화'(22.3%), '다른 고수익 부동산 투자'(12.3%) 등 부동산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응답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한 앞으로 유망한 투자용 부동산으로는 '재건축 아파트'가 27.7%로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한국 부자 수는 24만2000명, 이들의 총 금융자산은 552조원이었다. 이들은 전체 국민의 0.47%를 차지하며, 가계 총 금융자산의 16.3%를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 수 및 금융자산은 지난 2012년 16만3000명·366조원에서 지난해 24만2만명·552조원으로 연평균 10%씩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 부자의 44.2%는 서울, 20.8%는 경기, 6.9%는 부산에 살고 있었으며, 총자산의 구성은 금융자산 44.2%, 부동산자산 52.2%, 기타자산 3.6% 등 순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자산 가운데 절반 이상(50.5%)이 투자용이었으며, 금융자산 구성은 현금·예적금 48.9%, 주식 20.4%, 투자·저축성보험 13.2%, 펀드 8.4% 순이었다. 주식 비중은 전년 보고서 대비 3.2%p 증가한 반면 펀드 비중은 3.5%p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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