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문정인 안보라인 엇박자에 엇갈린 반응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통일외교안보 라인인 송영무 국방장관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간 정책 이견을 놓고 정치권이 엇갈린 반응이다.
당·청은 송 장관에게 “대통령 인사권에 대한 도전”이라는 등 경고를 날렸고, 보수야당은 송 장관을 향해 청와대의 주의 조치를 공개적으로 나타내자 송 장관을 엄호하는 동시에 문 특보의 해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9일 송 장관이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국무위원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표현과 조율되지 않은 발언으로 정책적 혼선을 야기했다며 엄중 주의 조치를 내린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송 장관이 문 특보에 대해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느낌이지 안보 특보로 생각되지는 않아 개탄스럽다” “워낙 자유분방한 사람이기 때문에 상대할 사람이 아니구나 생각했다” 등의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각료로서는 하기 힘든 망발일뿐만 아니라 대통령 인사권에 대한 도전”이라고 질타했다.
민 의원은 “송 장관에게 경고한다”면서 “문 특보에 대해서 정책 차이를 넘어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하 발언을 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야당은 국방부장관과 문정인 특보의 불협화음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는 동시에 보수야당은 송 장관을 감싸는 모양새를 취했다.
김수민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송영무 국방장관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를 공식 석상에서 비난한 것은 청와대 안보라인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으로 정부의 대북정책이 좌표를 잃고 헤매고 있음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국방부 장관과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서로 상대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개탄’이라는 말까지 쓴 것은 이 정부 외교안보팀의 자중지란이 어디까지 와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또한 “대통령의 안보특보인 문 교수 발언이 정말 납득하기 어렵고 한심한 수준일 뿐만 아니라 정부 내 외교안보팀과 대통령 사이에서도 엇박자를 조작한다”면서 “자유인 입장에서 한 말이라고 하는데 그러려면 대통령 특보를 바로 그만두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바른정당 최고위원 역시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상임위에서 송 장관이 문 특보에 대해서 다소 거친 용어를 쓴 것은 사실이지만 송 장관은 현재 군을 지휘하고 국방을 책임진 실무 총책임자”라면서 “현직 장관에 대해서 청와대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알 수 있도록 이렇게 공개리에 주의조치를 한 것은 매우 경솔하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문 특보는 미국에 가서 미국의 한반도 전략자산과 한미 연합군사 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는 망언 등으로 상당한 물의를 일으킨 장본인”이라면서 “주의를 받거나 경질돼야 할 대상은 장관이 아니라 문 특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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