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조치 본격화…성사 여부에 따라 정치지형 요동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바른정당이 통합파, 자강파, 관망파 등으로 나뉘면서 사실상 분당 수순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면서 바른정당의 움직임에 따라 정치권 지형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자유한국당은 지난 13일 보수대통합 추진위원회 구성을 했고, 통합을 염두에 두고 당 혁신위원회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 핵심인 서청원·최경원 의원에 대한 자진 탈당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당대당 통합이나 개별 탈당 후 입당을 염두에 둔 일련의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13일 이철우 최고위원과 홍문표 사무총장, 3선의 김성태 의원을 필두로 하는 '보수대통합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적극 통합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당 혁신위원회가 결정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 핵심인 서청원·최경원 의원에 대한 자진 탈당 움직임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당대당 통합보다는 개별 탈당해서 한국당과 합쳐진다 하더라도 바른정당 입장에선 충격파가 크다.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하면서 국회 내 당 공간의 축소와 정당 보조금의 대폭 축소가 불가피하게 되고, 당 사무처 직원들의 구조조정도 불가피해 재정적 어려움과 당 정책 능력 축소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바른정당이 분열되면 정치권도 연쇄적으로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우선 현재 남은 바른정당 자강파들과 국민의당이 중도를 기점으로 과거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의 예와 같은 공동 교섭단체를 구성하거나 통합할 수도 있다.
양당 사이에 안보 관련 이견이 상당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국민의당 중도 의원들과 바른정당 자강파 의원들 사이에 이념적 간극이 크지도 않다.
바른정당 자강파가 현실적인 문제를 극복함과 동시에 국민의당의 호남 중심을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그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 모임인 국민통합모임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 가능성은 적지 않다.
이 경우 정국이 사실상 진보개혁의 더불어민주당과 보수 한국당, 중도 국민의당·바른정당 연합으로 짜여지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이 개혁연대를 위해 국민의당과의 협치를 이야기하고 있고, 사안별로 이는 실현될 가능성이 크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당이 선전을 위해서는 민주당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서 본격적인 개혁연대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
바른정당 자강파와의 연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지방선거 전후로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연정 내지 통합의 움직임이 일어날 수도 있다.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 수도권 출신들은 중도적인 색채가 강하지만, 호남을 중심으로 하는 세력 중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의 통합을 주장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일부의 통합으로 사실상 보수 단일화가 이뤄진 상태에서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현재의 낮은 지지율이 유지된다면 국민의당 내에서는 지방선거에서의 참패를 막기 위해 민주당과의 통합 내지 개혁연대를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나올 수도 있다.
어렵게 만들어진 다당제가 다시 양당제로 돌아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된 이견으로 갈라진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과는 달리 국민의당은 총선에서 국민이 선택한 측면이 있어 민주당과의 통합이 쉽지는 않다.
가속화되고 있는 보수통합 움직임이 정치권에 연쇄적인 움직임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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