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거래은행 선정 위해 1400억 ‘펑펑’
은행권, 주거래은행 선정 위해 1400억 ‘펑펑’
  • 서성일 기자
  • 승인 2016.09.2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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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744억 최다...NH농협은행, 신한은행, 대구은행 등 뒤 이어
사진출처= 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은행들이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되기 위해 대학과 병원, 지방자치단체 등에 출연한 금액이 올 상반기에만 1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과다출혈 경쟁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가장 많았고, NH농협은행, 신한은행, 대구은행 등이 그 뒤를 이었다. 2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과 병원, 지자체에 은행들이 지급한 출연금과 일부 기부금을 포한한 금액이 2268억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더군다나 올해 상반기에만 1408억원 출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많게는 수백억원이 넘는 출연금을 내고서라도 주거래은행이 되려고 은행들이 신경쓰는 이유는 수조원에 달하는 수신금액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항변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이 지난해 744억원, 올해 상반기 365억원으로 가장 많은 출연금을 지급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7월에도 지자체 협력사업비 명목으로 400억원을 냈다. 우리은행에 이어 출연금이 많은 은행은 NH농협은행이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 각각 562억원, 299억원을 지급했다. 특히, 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3290억원이라는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하고도 주거래은행에 선정되기 위해 과도한 출연금을 부담해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이어 신한은행은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 각각 364억원과 218억원의 출연금을 지자체와 대학 등에 지급했다. 또 지방은행 중에서는 대구은행이 지난해 115억원으로 출연금이 가장 많았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의 출연금이 월등히 많은 이유는 지자체 시·도금고를 많이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지난 2014년에 이뤄진 서울시금고 입찰에서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된 우리은행은 선정 대가로 4년간 총 1400억원의 출연금을 내기로 했다. 농협은행은 경기도 권역의 지자체 금고를 80% 이상을 차지하며 거의 독점상태이다. 이 같이 일부 은행들이 과도한 출연금으로 출혈경쟁을 일삼자 최근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걸었다. 금감원은 지난 7월부터 개정된 은행법에 따라 정상적인 수준을 초과하는 출연금 제공을 금지했다. 더불어 은행연합회 주관으로 표준 내부통제 방안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종전처럼 출연금 내역을 공시해야 할 뿐 아니라 앞으로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출연금을 지급할 수 있을 정도로 내부 통제가 강화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거래은행 선정 대가로 과도한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했는지 여부를 오는 2017년 3월까지 모든 은행을 상대로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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