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IJ, 조세회피처 자료 공개...“한국인도 효성 등 232명 포함돼”
ICIJ, 조세회피처 자료 공개...“한국인도 효성 등 232명 포함돼”
  • 서성일 기자
  • 승인 2017.11.0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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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지난해에 어 다시 한번 대량의 조세회피처 자료를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등 유명인들이 대거 등장했으며 나이키, 애플 등 다국적 기업도 탈세를 위해 조세회피처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인도 232명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법인 가운데에는 한국가스공사 등 공기업과 현대상사, 효성그룹 등 대기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5일(현지시각) ICIJ는 조세회피처로 유명한 영국령 버뮤다의 로펌 ‘애플비(Appleby)‘의 1950∼2016년 기록을 담은 내부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내용을 공개했다. 이번에 유출된 자료는 파일 용량이 1.4테라바이트(TB), 문서 1340만건 규모다. 지난해 4월 파나마 페이퍼스를 입수했던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이 이번에도 자료를 입수해 ICIJ와 공동으로 분석했다. ‘파라다이스 페이퍼스(Paradise Papers)’로 명명된 ICIJ의 이번 프로젝트에는 미국 뉴욕타임스(NYT), 영국 가디언, BBC방송 등 세계 67개국 언론사 96개사 소속 언론인 382명이 참여했으며 한국에서는 인터넷언론 뉴스타파가 동참했다. 이번에 조세회피 자료가 대거 유출된 애플비는 버뮤다가 영국의 식민지였던 지난 1898년에 설립된 유서 깊은 법률회사다. 버뮤다에 있는 본사 이외에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케이맨제도, 세이셸 등 세계 주요 조세회피처 11곳에 지사를 두고 각국 부호와 다국적 거대기업 등의 페이퍼 컴퍼니 설립 등을 통한 조세회피·재산은닉 등을 지원해왔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파나마 페이퍼스’에 이어 이번에도 유명 정치인과 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와 관련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은 사유 재산 1000만파운드(약 145억원)를 역외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왕의 재산을 관리하는 랭커스터 공국(Duchy of Lancaster)은 이를 조세회피처인 케이맨제도와 버뮤다의 기금에 투자하고, 일부는 빈곤층을 착취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영국 전자제품·생활용품 체인 브라이트하우스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BBC방송은 여왕의 재산이 불법 투자된 정황은 없지만 여왕이 역외투자에 참여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케이맨 제도에 설립한 ‘WL 로스 그룹’을 통해 조세회피처인 마셜제도에 본사를 둔 해운회사 ‘내비게이터’를 인수했다. 로스는 이 회사를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 운영하는 기업에 투자해 막대한 이득을 챙겼다고 BBC는 보도했다. 이 외에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던 엘리엇 매니지먼트 설립자 폴 싱어,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 헤지펀드 투자자 로버트 머서 등도 애플비 고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 사업가 유리 밀너가 트럼프의 사위이자 백악관 선임고문인 재러드 쿠슈너의 부동산 업체에 투자한 사실도 확인됐다. 또한 다국적 기업인 나이키나 애플도 조세회피처를 통해 적극적으로 탈세에 가담했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러시아 국영 금융기관들로부터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뉴스타파가 6개월여간 유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문서 내부에 기재된 거주지 주소, 여권번호, 국적 등을 통해 한국인 232명이 포함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조세회피처 설립 서류에 한국 주소를 기재한 한국인은 197명이었고, 한국인이 조세회피처에 세운 법인은 90곳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코스닥 상장사 등 중견업체부터 한국가스공사 등 공기업과 대기업 등도 포함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효성그룹이 지난 2006년 케이맨제도에 설립했다가 2015년 돌연 청산한 페이퍼컴퍼니 ‘효성 파워 홀딩스’ 관련 거래 내역을 확인했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아울러 현대상사는 지난 2006년 버뮤다에 ‘현대 예멘 LNG’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고 이 회사에 자사가 보유한 예멘 LNG 지분 5.88%를 모두 양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현대상사는 이 페이퍼컴퍼니의 지분 48%를 한국가스공사에 넘기는 거래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뉴스타파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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