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2018년 한 해가 저물고 있는 가운데 송년회와 크리스마스 등 각종 행사가 몰린 연말을 틈타 국민 먹거리인 치킨을 시작으로 우유 등 식품 물가의 무서운 오름세가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국민 먹거리’ 치킨, 2만원 시대 돌입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민 먹거리'라 불리는 치킨은 메뉴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고 여겨지는 ‘프라이드’마저도 2만원을 훌쩍 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지난달 19일 대표 제품 '황금올리브'를 비롯해 '써프라이드'와 '자메이카 통다리 구이'를 각각 1천∼2천원 올렸다. 이에 따라 '황금올리브'는 1만6천원에서 1만8천원으로 됐다.
여기까지만 보면 2만원이 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나 이는 명백히 착시현상이다. 올해 들어 불어닥친 치킨업계 '배달비' 열풍으로 상당수 지점에서 2천원 안팎의 배달비를 받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가 '황금올리브'를 주문하려면 최소 2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치킨 브랜드에 따라 배달비가 많게는 3천원까지 책정돼 있어 올해 소비자가 체감하는 치킨값 인상은 실제 인상 폭을 훨씬 뛰어넘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설상가상으로 치킨이나 피자를 주문할 때 같이 배달됐던 업소용 코카콜라 제품도 이달부터 가격이 상승했다.
우유값 상승에 연쇄 가격 인상 이어져
올해 하반기 우유업계가 전격 가격인상을 단행하면서 관련 식품들의 가격이 덩달아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우유업계에 따르면 1위 기업인 서울우유는 지난 8월 2013년 이후 5년 만에 흰 우유 1ℓ(리터) 제품의 가격을 3.6% 인상했다. 서울우유 측은 생산 비용 증가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항변했다.
이어 남양우유가 10월 우유 제품 가격을 4.5% 인상했고, 1ℓ 제품의 용량은 900㎖로 줄여 사실상 10%나 가격을 올리는 효과를 냈다.
빙그레는 대표 제품 '바나나맛우유' 가격을 내년부터 소비자가 기준 100원 인상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우유는 커피전문점에서 원두에 이은 주요 원료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제과제빵 업계에서도 두루 쓰이기 때문에 가격 인상은 식품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
실제로 서울우유로부터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받아 파는 파리바게뜨는 지난달 우유 제품 가격을 10% 인상했다.
국민 간식 ‘과자도’ 무더기 인상
'국민 간식'인 과자 제품 가격도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농심은 대표 제품 '새우깡'을 비롯해 19개 제품의 출고 가격을 지난달 6.3% 인상했다. 출고 가격 기준으로 새우깡·양파링·꿀꽈배기·자갈치·조청유과 등은 6.1%, 프레첼은 7.4% 각각 인상했다.
크라운해태는 일찌감치 지난 5월 13개 제품 가격을 두 차례에 걸쳐 올렸고, 롯데제과는 크라운해태보다 더 앞선 4월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제과업계 한 관계자는 “제조원가와 판매관리비 등 비용 상승으로 원가 압박이 누적돼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했다”며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최소 범위에서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들 업체가 잇따라 가격을 올리는 것을 두고 외식 소비가 늘어나는 연말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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