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리뷰] 문 대통령-30대 총수 만남, 관전포인트 ‘셋’
[폴리리뷰] 문 대통령-30대 총수 만남, 관전포인트 ‘셋’
  • 어기선 기자
  • 승인 2019.07.10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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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대기업 인식 변화 메시지
제조업 부흥 정책, 부품 소재 정책 변화
대기업 총수 정치적 역할 급부상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공정경제 성과보고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공정경제 성과보고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0대 그룹 총수들과 10일 만남을 갖는다. 이날 만남은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청와대에서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10조원 이상 대기업 30곳과 경제단체 4곳과 만남을 갖는다. 다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해외 출장의 이유로 다른 임원들이 참석한다.
이번 간담회는 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한편, 부품·소재·장비업체들과 협력해 대일의존도를 줄이는 방안, 주요기술 국산화를 위한 투자 등이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일본 수출규제로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과 앞으로 일본 수출규제 확대 시 대응 방안 등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관전포인트 1. 문 대통령의 총수 바라보는 시각 변화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날 간담회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문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를 바라보는 시각이 변화가 있을 것인가 여부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연합뉴스 및 세계 6대 뉴스통신사 합동 서면인터뷰’에서 “개혁하려는 것은 재벌 체제로 인한 경제의 불투명, 불공정한 측면”이라면서 재벌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더욱이 재벌 개혁 전도사인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발탁했다는 것은 재벌개혁의 의지를 꺾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일본 수출규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대기업 총수들을 청와대로 불러들였다는 것은 대기업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시선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날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이 대기업에게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가 중요한데 친기업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는 과거 문 대통령이 대기업을 바라보는 시선과는 완전히 다른 시선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문 대통령은 이미 지난 8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국 기업들에게 피해가 실제적으로 발생할 경우 우리 정부로서도 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우리 기업을 보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상황 진전에 따라서는 민관이 함께 하는 비상 대응체제 구축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따라서 이날 간담회에서 친기업적인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관전포인트 2. 제조업 부흥 정책 메시지

그 구체적인 메시지가 아마도 ‘제조업 부흥 정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문 대통령은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을 발표했다. 제조업 부흥을 통해 2030년까지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 수출 세계 4위 도약을 제시했다. 또한 일류기업들을 현재의 573개사에서 1200개사로 두배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제조업 부흥 정책을 이미 발표한 문 대통령이기에 이날 간담회에서는 아마도 부품 소재 제조업 부흥에 대한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기업들도 기술개발과 투자를 확대하고, 부품 소재 업체들과 상생 협력을 통해 대외의존형 산업구조에서 탈피하는 데 힘써주기 바란다”고 이미 얘기를 했다. 따라서 이날 간담회에서 기업 총수들에게 부품 소재 업체들과의 상생 등을 강조하면서 제조업 부흥 메시지를 꺼내들 것으로 예상된다.

관전포인트 3. 전경련 등 역할론 부상

반면 대기업 총수들은 총수들의 역할론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들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더욱 높이는 계기를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지위가 격하되면서 최근 들어 대한상공회의소가 그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대기업 총수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지 않아왔기 때문에 대기업 총수들로서는 전경련과 같은 단체의 역할이 절실하다. 이번 30대 그룹 총수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기 때문에 대기업 총수들의 앞으로 역할과 전경련에 버금가는 단체의 역할에 대한 주문을 대기업 총수들이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일본 무역보복을 계기로 전경련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하는 단체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대기업 총수들로서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대기업 총수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새로운 단체의 출현이나 기존 전경련을 다시 확대 개편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간담회는 문 대통령이나 대기업 총수들 모두에게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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