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리뷰] 펭수·유산슬 인기몰이, 주목할 이유 ‘셋’
[소셜리뷰] 펭수·유산슬 인기몰이, 주목할 이유 ‘셋’
  • 전민수 기자
  • 승인 2019.12.26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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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EBS 연습생인 ‘펭수’가 우주 대스타로 활약하고 있고, 신인가수 ‘유산슬’이 트로트 가요계를 접수하고 있다. 요즘 방송 예능계에서 이 캐릭터를 제외하면 이야기가 되지 않을 정도로 상당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들 두 캐릭터의 특징은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캐릭터라는 점이다. 펭수는 ‘펭귄 인형 탈’을 통해 캐릭터가 현실화됐고, 유산슬은 방송인 ‘유재석’을 통해 현실화됐다.
이 두 캐릭터에게 시청자들은 아무도 “인형 탈”이라거나 “유재석”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펭수라고 부르고, 그 인형 탈을 쓴 사람이 누구인지 아예 관심도 두지 않는다. 누가 봐도 ‘유재석’이 분명하지만 반짝이 옷을 입는 순간부터 ‘유재석’이 아닌 ‘유산슬’이라고 부른다. 이런 두 캐릭터가 인기몰이를 하면서 펭수는 31일 밤 서울 보신각종 타종 행사에 참여를 한다. 유산슬은 올해 MBC 방송연예대상 ‘신인상’으로 거론된다.
유산슬 1집 굿바이 콘서트 포스터.
유산슬 1집 굿바이 콘서트 포스터.

주목 1. 캐릭터의 스토리텔링

펭수는 남극에서 온 EBS 연습생이다. 이런 연습생이 유튜브를 통해 인기를 얻으면서 대세 캐릭터로 자리매김을 했다. 이런 다채로운 스토리텔링이 캐릭터를 확실하게 굳히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단순한 인형 탈이 아닌 가상 캐릭터 펭수의 세계관이 넓어지면서 이모티콘, 다이어리 등 여러 가지 산업으로도 발전하고 있다. 펭수의 세계관에 대해 시청자들이 이해하고, 공감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펭수의 세계관을 확장하고 있다. 이것이 인기몰이의 비결이다. 유산슬은 방송인 유재석씨가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트로트에 도전하면서 만든 캐릭터이다. 유재석씨도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신도 정체성에 혼돈이 올 때가 있다고 할 정도로 이제는 빤짝이 옷만 입으면 유산슬로 변신한다. 또한 시청자들 역시 길거리에서 반짝이 입은 유재석씨만 봐도 “유산슬”이라고 연호한다. 유재석씨가 초반에 ‘유재석’과 ‘유산슬’ 사이를 넘나들면서 정체성 혼돈을 가져오지만 점차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유산슬’화(化) 되는 과정이 캐릭터 스토리텔링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사로잡았다.
사진=자이언트 펭 TV 캡쳐
사진=자이언트 펭 TV 캡쳐

주목 2. 선을 넘는 영역 파괴

펭수와 유산슬 모두 단순히 하나의 방송국에 머무는 캐릭터가 아니라 여러 방송국을 넘나드는 캐릭터가 됐다는 점이다. 기존 캐릭터는 하나의 방송국에만 얽매는 캐릭터였다. 하지만 펭수와 유산슬은 MBC, KBS, SBS 등 공중파 3사는 물론 종편과 라디오 등을 넘나들면서 캐릭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펭수는 EBS 소속 캐릭터이고, 유산슬은 MBC 소속 캐릭터이다. 하지만 펭수와 유산슬은 이제 리모콘을 돌려도 어느 방송국 채널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그만큼 영역을 뛰어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펭수와 유산슬은 ‘달력’을 만드는 등 굿스로도 판매되고 있다. 단순히 방송 프로그램의 캐릭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파생산업을 만든다는 점이다.
EBS 캐릭터 펭수의 에세이 다이어리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 오프라인 판매가 시작된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 비치된 펭수 다이어리의 모습./사진=연합뉴스
EBS 캐릭터 펭수의 에세이 다이어리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 오프라인 판매가 시작된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 비치된 펭수 다이어리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주목 3. 산업계의 지각 변동 예고

산업계에서 펭수와 유산슬을 주목하는 이유는 산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캐릭터는 하나의 방송국에 국한되거나 다른 파생산업을 생산하는데 한계를 보여왔다. 하지만 펭수와 유산슬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산업영역의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와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김영준, 이하 콘진원)은 지난 3일 서울 SAC 아트홀에서 열린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 2019년 결산과 2020년 전망' 세미나를 열었는데 이 세미나에서도 펭수와 유산슬이 주목받았다. 8개의 키워드 중에 일곱 번째 키워드가 ‘IP(지적재산권), 산업의 경계를 허물다’인데 통합적인 스토리와 세계관 구축이 산업의 경계를 허물어 버린다는 것이다. 플랫폼과 포맷을 넘나드는 IP(지적재산권)의 잠재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경영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캐릭터도 스토리텔링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세계관 구축이 필요하다. 펭수와 유산슬이 인기몰이를 하는 이유도 이런 이유다. 또한 그런 세계관이 자신의 영역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는 확장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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