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박병석 국회의장이 5일 오후(현지시간)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 그리스 동포·지상사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를 시작으로 그리스 공식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박 의장은 간담회에서 “동포사회가 화합하는 가운데 아주 모범적인 활동을 한다는 말씀을 들었다”면서 “동포 여러분은 한국의 문화사절, 민간 외교관과 다름없다”고 격려했다.
이어 그리스의 한국전쟁 파병에 대해 “한국과 수교도 되기 전임에도 1만여 명을 파병했고, 600여 명이 부상, 189명이 사망했다”며 그리스“그들의 희생에 감사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그리스 방문에서는 “조선과 해운 중심의 한국·그리스의 대외관계를 전 분야로 확산시키는 것에 대해 논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리스 한인회는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포들을 지원하기 위해 ‘사랑 나눔 성금 모금 행사’를 개최하고, 현지인과 한인 2세들을 위한 한글학교를 운영하며 한국문화 전파에 힘쓰고 있다.
박 의장은 “올해는 그리스 독립선포 200주년이고 한국과 수교한지 60주년”이라고 강조하고, 뜻깊은 해를 맞아“양국 관계의 발전방향 논의하고자 한다”고 순방 목적을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방문단과 함께 조동규 한인회장, 이형권 한인회 부회장, 김미경·박성문 민주평통위원, 박주성한국선급 유럽본부장, 신병무 삼성전자 법인장, 안준섭 포스코인터내셔널 지사장, 정지숙 한글학교장, 최희승 코트라 관장, 임진호 현대중공업 지사장, 이종희 LG CNS 법인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박 의장은 방문단과 함께 이날 오전 아테네 신티그마 광장에 있는 무명용사비와 파파고스시에 있는 한국전 참전기념비에 차례로 헌화했다. 무명용사비 헌화에는 아타나시오스 부라스(Athanasios Bouras) 그리스 의회부의장도 함께 했다.
신티그마 광장의 무명용사비는 1차 대전 직후 전몰한 그리스 군인들을 기리기 위해 1932년 설립됐으며 한국전쟁도 명시되어있다.
파파고스시의 한국전 참전기념비는 한국전 참전 그리스군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건립됐다. 그리스는 한국전 당시 육군 1개 대대, 공군 수송대 등 총 1만581명의 병력을 파병했다.
박 의장은 한국전 참전기념비 헌화를 마친 뒤 일리야스 아포스톨로풀로스(Ilias APOSTOLOPOULOS) 파파고스시장, 요르고스 루타스(Giorgos LOUTAS) 용사협회 부회장에게 “여러분의 희생과 도움으로 한국이 자유와 평화를 지킬 수 있게 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참전했던 단 한분이 살아계실 때까지 잊지 않고 기억하고 존중할 것”이라며 “참전 유공자의 후손들에 대한 장학 사업이나 지원사업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장은 “한국에 있는 그리스군 참전기념비도 그리스가 원하는 곳으로 이전하게 된다”고 소개하고 “다시 한번 여러분이 흘리신 피와 헌신 때문에 오늘 대한민국에 평화와 번영이 있었다는 데 감사 드린다”고 밝혔다.박 의장이 언급한 그리스군 참전기념비는 1974년 경기도 여주시 가남읍에 세워진 것이다. 그리스군이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과의 첫 전투에서 이룬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건립됐다. 현재 국가보훈처와 주한그리스대사관측이 기념비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아포스톨로풀로스 시장은 “기념비는 그리스인의 투쟁을 훌륭하게 상징한다”며 “양국 관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지고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식 방문에는 더불어민주당 김태년·조승래·강선우 의원, 국민의힘 주호영·김태흠·김성원 의원,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과 한민수 공보수석비서관, 김형길 외교특임대사, 곽현준 국제국장 등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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